1년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돌아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워 낸 총수, 그러나 ‘무노조 경영’을 견지한 자본가. 한국 경제에 극명한 명암을 남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초일류’ 삼성을 남기고 떠났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 선언으로 시작한 혁신 DNA는 세계 1위 기업이란 빛으로 남아 있다.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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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건희 회장이 남긴 마지막 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유포됐다. 글을 쓴 이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건희 회장이 운명을 달리했는데 남긴 편지가 감동”이라며 마치 고인이 남긴 글인 양 소개했다.
해당 글은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 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마시며, 괴로운 일이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 번 살아보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어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 주는지 알고 있나? 바로 건강한 몸이다”라며 “건강에 들인 돈은 계산기로 두드리지 말라. 건강할 때 있는 돈은 자산이라고 부르지만, 아픈 뒤 쥐고 있는 돈은 그저 유산일 뿐이다. 당신을 위해 차를 몰아주고 돈을 벌어줄 사람은 있을 것이지만, 몸을 대신해 아파줄 사람은 없으니 영원히 되찾을 수 없는 것은 하나뿐인 생명”이라고 건강을 강조했다.
또한 “무한한 재물의 추구는 나를 그저 탐욕스러운 늙은이로 만들어 버렸다. 내가 죽으면 나의 호화로운 별장은 내가 아닌 누군가가 살게 되겠지, 나의 고급 차 열쇠는 누군가의 손에 넘어가겠지”라는 한탄도 담겼다.
글의 진위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짜”라고 일축했다. 이 글은 1년 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오르내리며 가짜로 판명됐던 글이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전날 새벽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못했고, 6년 5개월간 병상에 누워있으면서 그가 했다는 ‘말’ 또는 ‘글’은 어떤 형태로도 단 한 차례도 전해진 적이 없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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