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소규모 집단감염’ 차단 급선무
천안 줌바강사 워크숍 참석자 29명 중 8명복지부 직원 등 세종·천안 수강생 4명 추가
‘신천지 집단거주’ 대구 아파트 46명 확진
분당제생병원 퇴원환자 2명 추가로 13명
코호트 격리가 시행된 대구 한마음아파트. 연합뉴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체 확진 사례 7134건 가운데 79.4%인 5667건이 집단 발생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에서는 전체 확진환자 5381명 가운데 82.1%인 4418명이 집단 발생 사례다. 경북에서는 1081건 가운데 71.9%인 777건이 집단 발생 사례로 분류됐다.
대구 달서구 대구종합복지회관 내 임대아파트인 한마음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46명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4일부터 이 아파트에 대해 코호트 격리를 시행했다. 국내 첫 아파트 대상 코호트 격리다. 시는 확진환자 9명을 병원에 입원시키고 나머지 확진환자는 생활치료센터 등에 입소시켰다. 대구시 소유로 5층짜리 2개 동인 이 아파트는 100가구 규모에 137명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94명이 신천지 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는 35세 이하 미혼 여성 근로자에게 입주 자격을 부여한다. 시는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출입을 통제하며 택배, 배달 등도 통제하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제생병원에서는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기 전 퇴원한 환자들 사이에서도 확진환자가 나오고 있다. 성남시는 이날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64세 남자(성남시 중원구 중앙동)와 65세 남자(경기 광주시 송정동) 등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병원 확진환자는 지난 5일 처음 발생한 이후 모두 13명으로 늘었다. 64세 남자는 지난달 4일부터 29일까지, 65세 남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분당제생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둘 다 기존 확진환자 11명 중 10명이 머문 본관 8층 81병동에 있었다. 이 병원 집단감염자는 퇴원환자 2명을 포함한 환자 6명,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4명, 보호자 1명 등이다. 분당제생병원은 6일 0시 30분부터 외래진료와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확진환자 접촉자를 포함해 병원 직원과 보호자, 방문자를 상대로 전염 여부 전수조사에 나서 이 병원 집단감염 확진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병원에서는 14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달 27일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를 분리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이날 세종과 충남 천안에서 줌바 수강생 4명 등 코로나19 확진환자가 6명 추가됐다. 대전·충남·세종지역 확진환자는 모두 124명(천안 92명, 대전 18명, 아산 7명, 세종 6명, 계룡 1명)이 됐다. 세종지역 추가 확진환자는 각각 고운동·아름동과 새롬동에 사는 40∼50대 여성 3명이다. 지난달 15일 충남 천안에서 대구지역 강사 3명 등과 함께 워크숍을 한 뒤 이달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도담동 피트니스센터 줌바 강사(41)와 지난달 19∼21일 접촉한 수강생들이다.
줌바 강사가 지난달 19∼21일 접촉한 수강생 등은 57명으로, 이 가운데 전날 보건복지부 소속 20대 공무원을 포함해 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52명은 음성이 나왔으며, 나머지 1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보건당국이 이 워크숍에 주목하는 것은 워크숍 열흘 뒤부터 천안·아산에서 이 40대 줌바댄스 강사와 수강생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천안·아산 확진환자 99명 가운데 95%가량이 줌바와 연결돼 있다.
천안 추가 확진환자인 20세 여성도 줌바 수강생이다. 기존 확진환자인 강사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안 동남구 봉명동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50)과 그의 남편인 아산시청 공무원(54)도 확진환자 명단에 포함됐다. 봉명동행정복지센터 공무원 중에서는 전날에도 확진환자 1명이 나왔다.
이 줌바댄스 강사가 지난달 15일 참석한 충남 천안 줌바댄스 워크숍에 함께 있었던 A(28·여·서울 관악구)씨는 이날 자전거로 강원도를 여행하다가 강릉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에서 온 29명의 워크숍 참석자 중 천안 3명, 아산 2명, 세종 1명에 이어 이날 서울 1명, 대구 1명 등 모두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 지역 강사 3명 가운데 2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쇄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밀접접촉을 하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가족과 동료, 사회의 전염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공중보건의식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2020-03-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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