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만난 왕이 “판문점 선언 지지”

김정은 만난 왕이 “판문점 선언 지지”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8-05-03 22:58
수정 2018-05-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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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북중 우호관계·소통 강화” 화답
中외교부 웨이보에 회담 내용 전해
환구시보 ‘차이나 패싱’ 반박 보도
방북 왕이 ‘中 역할론’ 강조
방북 왕이 ‘中 역할론’ 강조 중국 외교부가 3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급히 북한으로 달려간 왕이 외교부장은 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의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신화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공식 취임식에서 부인 수전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 마이크 펜스(오른쪽)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중국은 한반도 옆의 큰 산이지 볏짚 더미가 아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3일 한반도 문제에서의 ‘중국 소외’ 문제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2~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갑작스러운 방북이 ‘중국 주변화’를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에 “이치에 맞지 않는 추측”이라면서 “왕 국무위원의 방북은 지난달 중·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관계 및 전략적 소통 강화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 주변화론’은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완전히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강변했다. “중국의 참여가 없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달성의 일괄적 합의는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의 치전훙(戚振宏) 원장은 이날 서울에서 가진 특강에서 “중국은 한반도 휴전협정 체결자의 하나로, 정전의 당사자가 평화협정에 참여한다면 법률적으로 효력을 가진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차이나 패싱에 대해)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한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 달성에 대한 포괄적 합의는 없다”면서 “우리에게 찾아와 역할을 해 달라고 했는데 우리가 그동안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공식계정을 통해 왕 국무위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는 사실과 회담 내용을 자세하게 전했다. 왕 국무위원은 “북한의 시세를 잘 살핀 판단과 과감한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중국은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획기적인 ‘판문점 선언’에 대해 지지와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종전과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북·중 우호 관계는 선대가 물려준 귀중한 유산”이라며 “북·중 우호와 협력을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북한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고 화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이어 김 위원장이 “중국과 함께 북·중 우호 관계가 더 높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서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 모든 공헌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5-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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