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朴, 한미FTA 재협상 반대하는듯” vs 朴 “재협상 반대 안해..文 말바꾸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는 4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이들은 이날 밤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18대 대선후보자 첫 TV토론회(정치ㆍ외교ㆍ안보ㆍ통일분야)에서 한미ㆍ한중ㆍ한일외교에 대한 정책 방향, 외교현안 우선순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문 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박 후보는 한미FTA 재협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것 같다. 국회의 재협상 촉구 결의안 통과 때 박 후보는 표결에 불참했다”고 지적하며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재협상 없이 그대로 가야 한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재협상에 반대한다고 이야기한 적 없다”고 즉각 반박하며 “문 후보는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았나. 그렇게 말바꾸기하면 안된다고 한 적은 있지만, 재협상이 안된다고 한 적은 없다”고 역공했다.
그러면서 “국회 (재협상) 촉구안은 유효하다. 정부가 이를 존중하고 필요할 때 미국과 재협상한다고 했으므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친일과 독재의 후예인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한미FTA를 날치기해서 경제주권을 팔아먹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 후보를 상대로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투자자ㆍ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다”며 “재협상을 통해 ISD 규정을 삭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 후보는 “론스타의 ISD는 한미FTA와 전혀 관계없다”며 “국제협정에 있어 거의 모든 국가가 ISD를 기본으로 갖고 있다. 한미FTA 재협상은 정부가 약속했듯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ㆍ문 후보는 외교정책의 기본 원칙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문 후보는 미ㆍ중 등거리 외교를 주장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장한 동북아 균형자론을 떠올리게 한다”며 “동북아 균형자론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됐고 한미관계와 국익을 손상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등거리외교를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고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그대로 중시하면서도 중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심화시키고 러ㆍ일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균형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곧바로 “새누리당이 미국과 편중외교를 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나빠지면서 제대로 외교적 대처를 못하게 만들었다”고 역공했다.
한미 관계에 대해 박 후보는 “한미동맹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면서 상호호혜적 관계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자주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일외교와 관련해 박ㆍ문 후보는 모두 일본의 과거사 인식 문제를 지적했다.
박 후보는 “한일간 첨예한 역사갈등을 지혜롭게 대처하겠다”며 “무엇보다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이 필요하다. 과거를 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폭넓은 사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한일 관계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키되 과거사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이명박 정부의 한일군사정보협정 추진, 독도 깜짝 방문 등 대일외교에서의 실정을 비판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 박 후보는 “한중 동반자 관계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고 문 후보는 “중국과 경제협력을 더 심화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박 후보는 “북핵 문제는 강력한 억지와 다양한 협상을 통해서 풀어가겠다”고 밝혔고, 문 후보는 “6자회담을 재개해서 북핵을 완전히 폐기시키면서 평화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정책의 기본방향과 관련해 박 후보는 “신뢰의 외교를 바탕으로 주변국과의 관계를 더 발전시키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이를 동북아로 확산시키는 평화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외교의 기본은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