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2일 비공개 단일화 담판 회동에 나서면서 야권에는 온종일 긴박감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양측이 회동 시간과 장소 등에 대해 철통보안을 지키면서 온종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전날 TV토론에서 단일화 담판 회동에 공감대를 이룬 두 후보는 이날 아침 양측 비서실장 간 접촉을 통해 오전 중 시내 모처에서 회동하기로 하고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회동 시간과 장소는 모두 비공개로 했다.

두 사람이 이전에도 두 번 단독회동을 했지만 비공개 형식을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수차례의 실무협상에도 불구, 단일화 방식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할 정도로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 있는 상황에서 ‘결정권’을 가진 두 후보가 외부의 압박 없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두 후보의 단일화 담판 회동을 취재하려는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회동을 40여 분 앞두고 회동 시간이 오전 10시30분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회동 장소를 알아내기 위한 취재진의 경쟁도 치열했다.

문 후보는 오전 10시께 구기동 자택을 출발해 회동 장소로 향했으며, 곧바로 취재 차량이 따라붙자 일부러 시내를 빙빙 돌며 따돌리는 등 이른바 ‘007작전’을 구사했다.

안 후보는 오전 8시께 공평동 캠프로 나와 본부장급 인사들과 회의를 했다. 그가 캠프를 떠날 때도 일부 취재진 차량이 따라붙어 수행원 차량이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언론을 피해 비밀 만남에 성공한 두 후보는 시내 모처에서 10시30분부터 배석자 없이 논의를 시작했다. 화기애애했던 이전 두 차례의 회동과 달리 두 후보는 이날 좀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날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담판 회동 시작으로부터 1시간30분이 지난 낮 12시25분. 양측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회동의 성과는 없었다. 한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전 회동이 소득 없이 끝난 것이다. 오후 회동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양측 실무팀도 철수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는 오후에 예정됐던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오후 한 사진전에 참석, 담판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더 드릴 말씀은 없다”며 “시간은 없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언론 인터뷰를 잇달아 갖기도 했다.

안 후보는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홀로 숙고의 시간을 보냈다. 이와 관련, 유민영 대변인은 “두 후보가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지 고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도 두 후보의 추가 회동 여부는 불투명해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인 야권 단일화가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