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지 대신 영상편지·석열이네 밥집…정치권 자리잡은 新선거운동

홍보지 대신 영상편지·석열이네 밥집…정치권 자리잡은 新선거운동

이하영 기자
입력 2022-01-28 14:26
수정 2022-02-0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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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어린이 유튜브 채널 라임튜브에 등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 대선후보. 유튜브 채널 ‘라임튜브’ 캡처
지난달 31일 어린이 유튜브 채널 라임튜브에 등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 대선후보. 유튜브 채널 ‘라임튜브’ 캡처
코로나19 국내 확산 이후 세 번째 설 연휴를 맞으면서 과거 대면 선거운동이 주를 이뤘던 정치권 선거 문화도 온라인 콘텐츠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여야후보들도 종이 홍보물 보다 전파에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인 온라인 홍보물을 제작하고, 현장 행사 기획보단 유튜브 콘텐츠 기획에 몰두하면서 정치권엔 새로운 선거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대선후보들 밥상머리 민심→온라인 민심 겨냥

설 명절에 온 가족이 한데 모여 밥상머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정겨운 모습은 코로나19와 핵가족화로 옛말이 돼 가고 있다. 특히 설 직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모임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만큼 이번 설 고향 방문객도 현저히 줄어든 분위기다. 이에 여야 대선후보들은 밥상머리 민심 대신 연휴 기간 온라인 민심을 잡으려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애를 쓰는 모습이다. 각 후보 선대위는 보도자료나 홍보지, 형식을 갖춘 행사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짧은 영상이나 단문 메시지 등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선거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다.

●李 설 겨냥한 ‘자필편지 영상’ 유튜브 공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설 명절을 겨냥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유권자에 자필 편지를 전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에 ‘5년 후에도 이 영상 편지를 꼭, 열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이 후보가 편지를 쓰는 모습과 편지를 읽는 이 후보의 음성이 들어갔다. 이 후보는 영상에서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오직 민생”이라고 민생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 기획은 공직선거법상 대선후보가 배포할 수 있는 230만부 가량의 예비 홍보물 배포 대신 이를 영상으로 대체해 디지털 환경에도 적합하고 친환경적인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연일 내놓는 대선공약도 유튜브 ‘90초 클립’이나 50초 남짓의 짧은 쇼츠 영상을 통해 유튜브에 공개하며 전달력을 높이고 있다. 제목도 단순요약 대신 농촌 기본소득 공약 영상은 ‘저 푸른 농촌 위해’, 공정성장 공약 설명 영상은 ‘쪽집게 일타강사의 전환적 공정 성장이란?’ 등의 이름을 붙이며 보다 공약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尹 AI윤석열·59초 쇼츠·석열이네 밥집 코너도
‘인공지능(AI) 윤석열’의 모습. 윤석열 공약위키 영상 캡쳐
‘인공지능(AI) 윤석열’의 모습. 윤석열 공약위키 영상 캡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AI윤석열’, ‘59초 영상’ 등 영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짧고 강렬한 메시지로 승부를 걸고 있다. 공약플랫폼 AI윤석열은 윤 후보와 똑같은 모습과 목소리를 한 인공지능 캐릭터가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답하는 영상으로, ‘위키윤’으로도 불린다.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59초 안에 국민의힘 공약을 풀어내는 쇼츠 영상도 매일 쏟아내고 있다. ‘반려묘 등록 의무화 빠르게 GO’, ‘가다실 9가 접종 비용 지원합니다’라는 등 딱딱한 공약 발표 대신 흥미 요소를 더하면서 평균 조회수 7만~10만회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에는 ‘석열이네 밥집’이라는 문패를 달아 작은 밥집 컨셉으로 시민들의 사연을 직접 듣는 영상 콘텐츠도 연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거리유세가 위축되면서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줄어든 만큼, 시민들의 사연을 듣는 별도의 유튜브 코너를 예능 프로그램 플랫폼을 본따 만든 것이다. 월세를 아끼려고 차에서 숙박한 27세 청년, 귀촌해 8마리의 웰시코기와 함께 사는 유튜버 ‘8코기네’ 등이 이 콘텐츠에 출연했다.

이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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