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교 이후 최악’ 양국 정서
한국인 24% “中 호감” 日보다 낮아
‘사드 보복’ 한한령이 반중 결정타
중국서도 사드 배치 후 ‘반한’ 고조
한국어학과 줄고 아세안 출신 선호
“중공” vs “남조선” 지칭하며 불신
“양국, 가드레일 설정해 악화 방지
코로나로 막힌 인적교류 재개해야”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에 있는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생가(위). 생가 현장에는 윤동주를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적은 대형 표지석(아래)이 세워져 있어 한국인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윤동주 국적 논란은 한중 간 국민 정서가 강하게 충돌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그는 한국어로 시를 썼고 서울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를 다닌 ‘한국인’임이 명백하지만 중국에서는 일반적인 국적 부여 원칙에 근거해 ‘그가 태어나서 생애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 옌볜”이라며 그를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라고 주장한다.
바이두 캡처
바이두 캡처
21일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5~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반도 주변 5개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중국(23.9%)은 미국(59.0%)은 물론 북한(29.4%)·일본(29.0%)보다도 낮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지탄받는 러시아(23.3%)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 인식이 비단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해마다 국제사회 신뢰도를 평가하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연구에서도 2017년 이후 주요국들의 부정적 평가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해 전 세계 19개국 2만 45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국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미국인은 전체의 82%, 한국인은 80%에 달했다. 독일과 캐나다에서도 응답자의 74%가 중국이 비호감이라고 밝혔다. 호주와 스웨덴 국민들 역시 각각 86%와 83%가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일본의 반중 여론도 87%나 됐다.
한국에서는 2016~2017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 당국이 비공식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차단하고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을 금지한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내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때부터 불거진 반중 정서는 동북공정과 6·25전쟁 해석 등 역사 문제, 한복과 김치, 단오절 등 문화 영역 등으로 퍼져 나갔다. 해마다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판정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끝을 모르고 증폭되고 있다. 특히 서구식 민주주의의 가치 위에서 자라난 한국의 1020세대는 신장 위구르족 강제 구금 논란과 티베트인들의 의문사, 홍콩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 ‘중국이 북한처럼 변해 간다’며 정서적 괴리만 느낄 뿐이다. 중국 문화와 중국 제품에 대한 비판적 인식도 팽배하다.
이런 흐름은 미중 관계의 본질이 ‘협력’에서 ‘경쟁’으로 바뀌면서 한중 관계도 이에 대한 구조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때부터 미중 양국이 노골적으로 전략적 경쟁자가 됐다. 한미 동맹을 외교와 안보, 경제, 정치의 근간으로 삼는 한국에서 중국은 대단히 불편한 존재로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2022-08-22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