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한반도 평화, 65년 잠든 국군유해 깨웠다

[뉴스 분석] 한반도 평화, 65년 잠든 국군유해 깨웠다

이주원 기자
입력 2018-10-25 23:10
수정 2018-10-2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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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서 6·25때 전사한 국군유해 첫 수습

철원 화살머리고지서 지뢰 제거 중 발견
판문점 JSA 남북한 모든 초소·무기 철수
文대통령 “다시는 이 땅에 전사자 없어야”
65년 만에 돌아온 ‘박재권 이등중사’
65년 만에 돌아온 ‘박재권 이등중사’ 강원도 철원읍 화살머리고지 부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제거 작업 중 발굴된 6·25전쟁 국군 전사자의 유해가 25일 태극기로 감싼 나무상자에 담겨 국군 장병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지난 24일 발굴된 유해 2구 중 1구는 박재권 국군 이등중사로 추정된다. 비무장지대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원 사진공동취재단
비무장지대(DMZ)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한 국군의 유해가 사상 처음으로 발굴됐다. 국방부는 25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9·19 남북 군사합의서’의 남북 공동유해발굴 이행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 중 지난 24일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처음으로 유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해 발굴은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남북 군 당국 간 체결된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진행된 지뢰 제거 작업의 결과라는 점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65년 동안 잠들어 있던 유해를 깨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해가 발굴된 해당 구역 지표면에서는 허벅지뼈와 인식표 등 일부 유품이 함께 발견됐고, 지표면 아래 약 20㎝ 깊이에서 갈비뼈와 두개골편이 함께 발굴됐다. 군은 이번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견된 유해를 총 2구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유해와 함께 M1대검, M1탄 등 무기류도 발견됐고, 발견된 인식표에는 ‘대한 8810594 PAK JE KWON 육군’이란 글자가 표기돼 있어 군은 발견된 유해 중 일부를 고(故) 박재권 국군 이등중사로 추정하고 있다.
65년 만에 돌아온 ‘박재권 이등중사’
65년 만에 돌아온 ‘박재권 이등중사’ 강원도 철원읍 화살머리고지 부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제거 작업 중 발굴된 6·25전쟁 국군 전사자의 유해와 함께 발견된 박재권 이등중사의 인식표와 계급장.
철원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박재권 대한육군 이등중사(현재의 병장 계급 해당)가 전사한 지 65년 만에 우리에게 돌아왔다. 이제야 그의 머리맡에 소주 한 잔이라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다시는 이 땅에 전사자가 생기는 일도, 65년이 지나서야 유해를 찾아 나서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이날부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한 군의 모든 무기가 철수된 것도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또 다음 달 1일부터 서해의 북한 해안포들이 포문을 폐쇄하는 한편 북한 내륙지역의 포들도 서해 완충 수역으로의 포 사격을 전면 중지하는 등 한반도에서 가장 군사적 긴장이 높았던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긴장 완화 조치들이 착착 시행되고 있다. 남북 군 당국의 이 같은 긴장 완화 조치들이 한반도 평화무드를 견인 내지 추동하면서 종전선언 등 평화정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방부공동취재단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8-10-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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