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선호하고 ‘그 사람’ 또 쓰고…

법조인 선호하고 ‘그 사람’ 또 쓰고…

입력 2013-02-12 00:00
수정 2013-02-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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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지는 박근혜 당선인의 ‘인선 키워드’

법조인 선호와 ‘써 본 사람 또 쓰기’라는 ‘박근혜식 인선 키워드’가 고착화할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8일 검찰 출신인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에 이어 법조인 출신을 또 총리 후보자로 선택한 것이다.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조무제 전 대법관, 김능환 전 중앙선관위원장, 김승규 전 국정원장 등 새 정부의 ‘총리 후보군’에 올랐던 인사 상당수가 법조인 출신이어서 법조인에 대한 박 당선인의 각별한 애정을 가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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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8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설 인사를 하며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국정운영을 펼쳐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8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설 인사를 하며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국정운영을 펼쳐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법조인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박 당선인의 철학과 스타일에 법조인이 잘 들어맞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합리적이고 깔끔한 업무 능력을 기본으로 ‘법과 원칙’을 강조해 온 박 당선인의 국정 철학과 무엇보다 보안을 중시하는 스타일 등을 감안할 때 법조인이 다른 직군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어 더 많이 발탁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1일 “법조인 출신들이 아무래도 업무 특성상 입이 무겁고, 법과 원칙이라는 당선인 코드에 부합하는 면이 많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2004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주요 인선 때마다 법조인 출신들을 대거 중용했다. 박 당선인의 첫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이름을 올린 진영 부위원장을 비롯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안대희 전 정치쇄신특별위원장 등 법조인 출신들이 유독 박 당선인 주변에 많이 포진돼 있다.

하지만 법과 원칙에 따른 사회 법질서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국정 운영에서 ‘법대로’, ‘원칙대로’ 기조가 부각되고, 이는 사회 전반의 경직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능력 위주로 사람을 쓰고 그 사람에 대해서는 무한 신뢰를 보내는 ‘박근혜식 용인술’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른바 ‘같은 얼굴’이 계속 등장한다는 측면에서 ‘회전문 인사’로 비판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신뢰하고 능력이 검증됐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엇갈린다. 일각에선 이 같은 용인술이 박 당선인이 주창한 ‘100% 대한민국’이나 사회 통합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고, 국민이 기대하는 ‘감동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박 당선인과 정 총리 후보자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정 후보자는 박 당선인으로부터 지난해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으로 전격 발탁돼 큰 잡음 없이 총선 공천 과정을 주도했다. 새누리당이 결국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박 당선인이 대권가도를 달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총리직에서 낙마하기는 했지만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과 인수위원장, 총리 후보자 지명에 이르기까지 박 당선인으로부터 세 차례 연속 ‘호출’받을 정도로 ‘무한 신뢰’를 받았다. ‘안보 컨트롤타워’의 책임자로 낙점받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기용도 마찬가지다. 김 내정자는 대선캠프에서 박 당선인의 국방·안보 분야의 공약을 책임졌고 인수위에서는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를 맡았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3-02-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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