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계엄령 파문…대통령실 “국정 운영 마비시키려” 민주당 “의심도 못하냐”

확산되는 계엄령 파문…대통령실 “국정 운영 마비시키려” 민주당 “의심도 못하냐”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24-09-03 17:18
수정 2024-09-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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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으로 가기 위한 ‘빌드업’으로 의심
법원 판결 앞둔 이재명 지지층 결집 해석도
민주당, 구체적 증거 내놓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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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 브리핑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 브리핑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계엄령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공식 브리핑에 이어 연이어 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민주당은 “의심도 못하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국정 운영을 마비시킨 뒤 탄핵하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민주당이 주장한 ‘계엄령 준비설’에 대해 “국가 운영을 마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정상적인 국가 운영을 방해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특히 국군통수권자로서 군과 관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통치 행위마저 부정적으로 흠집 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 궁극적으로는 대통령 탄핵으로 가기 위한 ‘빌드업’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법원의 1심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혜전 대변인은 전날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실명으로 브리핑한 배경에는 이런 음모론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말도 계속하면 국민이 믿을 수도 있다”며 “아닌 건 아니라고 정확하게 말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생중계되는 데서 온마이크로 말했으니 이제 근거를 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은 계엄령 선포 가능성에 대해 ‘박근혜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검토 문건 작성’, ‘강경파 인사들의 안보라인 장악’ 등을 근거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이 대표가 경고 차원에서 언급한 것뿐인데 대통령실이 과도하게 반박하는 게 오히려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돌발 발언에 여당이 총공세를 펼치자 당황해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친명(친이재명) 좌장 격인 5선의 정성호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대통령) 본인이 대학 다닐 때 12·12 쿠데타도 있었는데 (여야가 대립하는 것을) 처음 보는 상황이라고 한다. 지금 이 상황이 그때보다 더 나쁘다는 뜻 아니냐”고 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이런 정도의 얘기를 왜 못하냐. 당연히 의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과거 박근혜 정부 때 쿠데타를 계획했던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계엄령)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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