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만찬’ 합동 감찰반, 문제 식당서 ‘오찬 조사’ 논란

‘돈봉투 만찬’ 합동 감찰반, 문제 식당서 ‘오찬 조사’ 논란

이혜리 기자
입력 2017-05-28 10:29
수정 2017-05-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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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돈봉투 만찬’을 감찰 중인 법무부, 검찰 합동 감찰반이 의혹 현장에서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엄정한 조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합동감찰반은 최근 ‘돈봉투 만찬’ 사건의 장소인 서초동 B식당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돈봉투 만찬’의 당사자들
‘돈봉투 만찬’의 당사자들 이영렬(왼쪽)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연합뉴스
B식당은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만찬을 한 장소이자 주요 감찰 조사 대상 중 한 곳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지난달 21일 함께 저녁을 먹으며 70만~100만원의 돈봉투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반 관계자들은 점심시간에 맞춰 B 당에 찾아가 식사를 했다. 그러면서 식당 관계자들에게 만찬 당시 상황을 묻고 이 전 지검장·안 전 국장 일행이 식사를 한 방의 사진 몇 장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장조사 등 필요한 내용을 철저하고 엄정하게 진행 중에 있다”며 “현장 조사를 통해 식당 관계자를 상대로 돈봉투 만찬 당시 상황을 꼼꼼하게 확인했고, 결제 전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감찰조사 관계자가 식사하면서 현장 조사를 한 것은 사려 깊지 못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터진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검찰개혁 논의가 가속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찬 조사 형식이 법무·검찰 당국이 공언한 ‘엄정한 감찰’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돈봉투 만찬 일지
돈봉투 만찬 일지
여기에 합동 감찰반이 자체 감찰을 미적대는 사이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 감찰’을 지시하면서 개혁 대상으로 거론됐던 검찰은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감찰 진행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미 대상자와 주요 의혹 사항이 드러나며 국민적 관심 사안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감찰반 관계자들이 현장조사를 겸해 점심식사를 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당 주인이 ‘기자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손님도 전혀 없는 상태다. 당신들이 밥이나 먹고 가라’고 해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오찬 조사’와 관련해 “현장 조사 과정에서 점심을 먹은 것은 맞다”면서도 “영업장소여서 자연스럽게 조사를 하려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장소는 영업 중인 곳이기 때문에 (식당 관계자를) 마치 조사자와 피조사자처럼 불러서 물어볼 수 없고 법적 근거도 없다”며 “식당 구조나 현장 상황을 직접 보고 필요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물어보는 등 효율적으로 조사하려 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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