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아이들, 몸과 마음 추스르기 힘들어… 일회성으로 우르르 오는 건 안 했으면”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아이들, 몸과 마음 추스르기 힘들어… 일회성으로 우르르 오는 건 안 했으면”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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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아 물댄동산난곡지역아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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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아 물댄동산난곡지역아동센터장
이경아 물댄동산난곡지역아동센터장
“한꺼번에 우르르 왔다 가는 건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도, 아이들을 돌보는 우리들도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게 힘이 들더라고요.”

물댄동산난곡지역아동센터의 이경아(43) 센터장은 대기업의 사회공헌프로그램이 활발해져 공부방에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은 고맙지만 여전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여기 아이들의 절반은 한부모나 조부모, 또는 친·인척과 산다. 때문에 이곳 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너 누구 닮았니?” 또는 “엄마(또는 아빠)한테 해달라고 해라”라는 말은 금기어다. 또한 가정폭력 등의 상처를 지닌 아이들도 꽤 있다. 이 센터장은 “4~5명 작은 규모로 꾸준히 찾아와 주신다면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정서 안정에는 체계적이고 꾸준한 학습도 필수다. 한때 번번이 중단됐던 영어교실이 1년 넘게 진행되는 것은 그래서 큰 기쁨이다.

“CJ도너스캠프의 후원을 받은 뒤부터는 신경 쓸 게 없어요. 공간만 제공하면 훌륭한 선생님과 좋은 교재를 보내주시니까 이보다 좋을 수 없네요.”

264㎡(약 80평) 규모로 제법 널찍한 센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학교를 마친 후 낮 12시부터 센터에 오는 아이들이 제일 먼저 할 일은 숙제도 공부도 아닌 손 씻기다. 이 센터장은 “손 씻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저소득층 아이들의 학력 저하를 걱정하는데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의 건강관리”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어려서 충치나 시력 등을 혼자서 관리하지 못해요. 부모들의 관심이 필요한데 형편도 여력도 안 되니까 때를 놓쳐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센터장은 아이들의 정기 건강검진(연 2회)을 위해 지역 보건소와 주변 치과병원의 도움을 끌어냈다.

센터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매월 560만원가량. 월세에다 42명 ‘대식구’의 끼니를 챙기고 직원 인건비까지, 기본적인 것만 챙겨도 한 달 운영비는 여기에 갑절이 더 든다. 주로 개인이나 단체의 기부를 받아 빈틈을 채우고 있지만 최근 불황으로 사정이 녹록지 않다. 집세만 월 150만원. 2년마다 오르고 있어 ‘이곳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이 센터장의 또 다른 걱정거리다.

후원계좌: 국민은행 075601-04-095005(물댄동산난곡지역아동센터).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3-05-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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