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기업들, 지역·소득 격차에 끊어진 ‘교육의 사다리’ 복원 나섰다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기업들, 지역·소득 격차에 끊어진 ‘교육의 사다리’ 복원 나섰다

입력 2013-01-31 00:00
수정 2013-01-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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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전달 넘어 직접 맞춤교육 프로그램 지원

‘착한 경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따뜻한 경영’ 등 우리 사회와 기업의 방향에 대해 인간성 회복을 주창하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핵심 중 하나는 ‘없는 사람도 살 만하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것이다. 사회 전반에서 지금처럼 양극화가 계속되면 구성원 간 통합에 실패하면서 지속적인 사회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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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클래스 방학캠프 기간인 지난 9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중학생 대상 ‘열정락서’에서 남학생들이 강연자에게 보내는 질문을 적고 있다. 삼성 제공
드림클래스 방학캠프 기간인 지난 9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중학생 대상 ‘열정락서’에서 남학생들이 강연자에게 보내는 질문을 적고 있다.
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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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남 양산 대운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온드림스쿨 특별활동교실에서 학생들이 멘토 대학생과 함께 과학 실험을 하며 공부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은 농어촌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 제공
지난해 경남 양산 대운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온드림스쿨 특별활동교실에서 학생들이 멘토 대학생과 함께 과학 실험을 하며 공부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은 농어촌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 제공



이에 따라 기업들이 나섰다. ‘교육의 사다리’를 복원해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과거 장학사업을 진행하는 수준을 넘어 젊은 직원들이 직접 소외 계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도 늘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방과후학교’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는 삼성그룹이 적극적이다. 삼성은 ‘드림클래스’를 통해 농어촌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대학생 과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참여하는 대학생들에게는 비싼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덜어 주고 공부하는 아이들에게는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위한 교육과정이 제공된다.

SK그룹도 ‘행복한 학교’를 통해 서울과 부산, 대구 등지에서 방과후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CJ그룹이 진행하는 ‘CJ도너스캠프’도 돋보인다.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공부방을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CJ 사원은 물론 일반 시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임대아파트 단지에 22곳의 공부방을 운영함으로써 500여명의 아이들에게 혜택을 나눠 주고 있다.

성태숙 지역아동센터 정책위원장은 “대기업들의 학습 지원이 어린 학생들의 공부에 아주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공부방까지 이동할 때 필요한 자동차를 제공해 주거나 빈 공간을 학습방으로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과 소득에 따른 문화·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도 많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재단은 지난해 3월 인재 육성 종합 프로그램인 ‘온드림스쿨’을 발족해 농어촌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있다. 온드림스쿨은 국립민속박물관과 손잡고 ‘찾아가는 어린이 박물관’ ‘세계 민속 악기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농어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늘사랑 영어교실’을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농어촌 및 도서 지역 중학생 120여명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에 필요한 영어회화 및 에티켓 등을 교육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찾아가는 사랑의 금호아트홀’을 통해 문화 소외 계층 학생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접할 기회를 주고 있다.

SK그룹이 진행하는 ‘뮤지컬 클래스’도 눈길을 끈다. 뮤지컬 클래스는 배우가 꿈인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연기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한진그룹 공익재단인 일우재단은 어린이 사진 교실을 열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사진 촬영 체험 기회를 준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도농 간의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체험 학습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1회성 이벤트보다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장학금 지원도 계속된다. 정몽구재단은 고금리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는 대학생 300여명에게 이를 연 2.5%의 저리 대출로 전환해 줬다. 한국전력도 ‘기업사랑 학교사랑’ 운동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운동복과 교복 등을 지원하고 발전소 견학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희망장난감도서관’ 사업을 통해 소외 계층 아이들에게 장난감과 도서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 KT 등 통신사들은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KT는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4000여개 지역아동센터에서 예방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2011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약을 맺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1개 계열사에서 18가지의 직업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동현 기자·산업부 종합

moses@seoul.co.kr

2013-01-3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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