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자 조기 진단이 2차 파도 넘을 열쇠”

“무증상자 조기 진단이 2차 파도 넘을 열쇠”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20-07-16 22:02
수정 2020-07-1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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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우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교수

중국 봉쇄보다 불투명한 정보가 문제
스웨덴 완화 정책은 취약층 희생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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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우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교수
탁상우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교수
“이제 전반전이 끝났을 뿐입니다. 두 골 먼저 넣었다고 방심하다가 후반전에 세 골 먹으면 지게 돼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서 역학조사관으로 활동했던 탁상우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연구교수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극단적인 봉쇄정책(중국)이나 완화정책(스웨덴), 초기 대응에 실패한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할 때 ‘K방역’은 현재까지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탁 교수는 코로나19의 가장 큰 특징인 무증상 감염 문제를 거론하며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유지하고 공공의료 기반을 확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건 중국이다. 중국식 봉쇄정책과 한국의 차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과 중국의 가장 큰 차이는 봉쇄 여부보다 정보 공개 문제다. 중국 방역정책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알리는 것을 엄청나게 중시하고 비공개를 오히려 죄악시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투명한 정보 공개는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스웨덴의 완화정책은 중국식 봉쇄전략의 정반대에 있는데.

“스웨덴은 상당한 토론을 거쳐 완화정책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 국내 지지 여론도 높다. 하지만 스웨덴 방식은 비윤리적이다. 어느 정도 피해는 감수하겠다는 건데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취약층이다. 감염병 대응은 아무리 과도하게 대응해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조기진단을 등한시한다는 평가가 있다.

“일본의 지역사회 감염 추이를 보면 도쿄올림픽을 위해 일부러 일본 정부가 확산 규모를 줄이려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까지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검사를 안 해서 확진자가 적게 나오는 건 아닌 것 같고 다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일본은 한국과 함께 마스크 쓰기를 비롯한 생활 속 실천이 돋보이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악수도 잘 안 하고 대면접촉을 자제하는 문화가 있는데 그런 영향도 있지 않나 싶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다. 한국과 미국은 초기 대응 면에서 차이가 크다.

“요즘 미국 상황은 2015년 메르스 당시 한국 정부 행태를 떠올리게 한다. 초기 단계에서 정부 결정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다. 한국은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미국은 손놓고 있다가 걷잡을 수 없는 단계까지 가 버렸다. 패착이 이어진 것도 사태를 악화시켰다.”

-코로나19 국내 발발 이후 6개월이 지났다. 성공적인 방역을 위해 유의할 점은.

“코로나19의 가장 큰 특징은 무증상 감염 문제다. 초기에 잡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다. 한국은 지금까지 잘해 온 것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더 강력한 파도가 올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이제 전반전이 끝났다. 경기가 완전히 끝나 봐야 승패를 알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가로서 할 일이다. 그렇게 하려면 공공의료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0-07-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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