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생각만 뭉치는 ‘비대면 사회’… 소통 결핍 경계해야

비슷한 생각만 뭉치는 ‘비대면 사회’… 소통 결핍 경계해야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0-10-14 18:06
수정 2020-10-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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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 새로운 트렌드] 뉴노멀시대, 어떻게 달라질까

좋아하는 정보만 접하며 정보의 편식 심화
韓, 미중 분쟁 심화에 ‘안미경중’ 전략 위기
다음 세대 위한 지속가능 사회도 고민해야

“인류가 600만년간 지구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성공방정식은 연결, 협력, 교류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의 도래라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으며 다양성의 훼손, 사회 갈등 확산 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이를 어떻게 기회로 극복할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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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 오후 첫 번째 세션에서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뉴노멀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 오후 첫 번째 세션에서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뉴노멀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 ‘뉴노멀시대의 신트렌드’에서는 각 분야 석학들이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을 넘어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발병) 시대 도래가 전 세계 사회, 경제, 산업, 문화, 환경 등에 불러일으킬 주요 변화를 조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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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 오후 첫 번째 세션에서 이광형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뉴노멀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 오후 첫 번째 세션에서 이광형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뉴노멀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이광형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AI+코로나 시대의 사회변화와 트렌드-디지털 전환, 코로나시대, 인간생활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직립보행에서 시작된 인간이 수많은 환경 변화와 고난을 겪으며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조직, 연결, 협동이 있었고 그 유전자는 현대사회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며 사람들은 만남이 항상 즐겁고 유익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연결의 필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비대면 연결이 중요해졌고 이미 21세기의 기술은 비대면 사회를 가능하게 준비해 놨다”고 전제했다.

이 교수는 이런 변화로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 4차 산업혁명의 촉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며 초래될 다양한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는 “‘비대면 사회성’이 강조되는 반면 확장되는 사이버 세상에서 비슷한 생각, 선호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고 좋아하는 정보만 접하며 정보의 편식, 소통의 결핍은 심화되며 갈등이 양산될 것”이라며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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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 오후 첫 번째 세션에서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뉴노멀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 오후 첫 번째 세션에서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뉴노멀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각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전략을 취해 오던 한국의 대처가 더 어려워지고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강연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중국을 때려야 한다는 건 미국 정부, 정치권, 학계 만장일치의 결론이고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돼도 우리나라는 ‘누구 편이냐’는 선택을 점차 더 세게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이 제조업이 강한 일본, 베트남, 인도, 한국 등을 대상으로 미국경제네트워크에 속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고 중국에 글로벌 공급망 비중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고민해야 할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006년 미국에서 차량 전복 사고로 목 아래가 마비된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청중들과 공유하며 당면한 상황을 넘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루고 첨단산업 사회로 가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다음에 올 무수히 많은 세대들을 위해 장기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생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20-10-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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