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CJ콘텐츠’ 베트남을 사로잡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CJ콘텐츠’ 베트남을 사로잡다

입력 2013-09-23 00:00
수정 2013-09-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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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수출 기지 호찌민을 가다

이달 초 찾아간 베트남 경제수도 호찌민의 ‘입과 눈’을 CJ가 점령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이 자주 모이는 번화가마다 CJ 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매장이 보기 좋게 자리 잡고 있었고, 베트남 경제의 성장을 상징하는 대형 쇼핑몰에는 어김없이 CJ에서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메가스타’가 널찍하게 들어섰다. TV를 틀면 채널 6번 SCJ홈쇼핑에서 한국산 주방용품이나 화장품을 판매하는 방송이 쉴 새 없이 흘러 나왔다.
베트남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호찌민 최대 번화가 하이바쯩에 있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 1호 매장. 최초의 카페형 베이커리로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베트남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00달러인데 호찌민은 3000달러가 넘어 소비 수준이 높고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에 대한 욕구가 왕성한 편이어서 외국 기업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운영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스테이크하우스 ‘빕스’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호찌민 최대 번화가 하이바쯩에 있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 1호 매장. 최초의 카페형 베이커리로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베트남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00달러인데 호찌민은 3000달러가 넘어 소비 수준이 높고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에 대한 욕구가 왕성한 편이어서 외국 기업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운영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스테이크하우스 ‘빕스’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베트남은 CJ가 중국에 이어 ‘제3의 CJ’ 건설을 목표로 하는 나라다. 지난해 해외사업 점검 및 비전을 발표하는 글로벌 콘퍼런스도 베트남에서 개최하고 각오를 다졌다. 1999년 사료사업으로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CJ는 물류, 베이커리, 극장, 홈쇼핑 등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7개 계열사 9개 법인이 올린 매출은 3억 8000만 달러로 아직 미약하지만 성장 잠재력은 무한하다.

CJ가 베트남에서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보는 이유는 베트남이 유독 ‘젊어서’다. 9000만 인구 가운데 70%가 40대 이하로, 식품,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등 CJ 주력사업의 주요 공략층에 딱 들어맞는다.

“CJ는 베트남이라는 시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주 잘 아는 기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유통 대기업으로 CJ와 협력 관계에 있는 CT그룹의 짠 킴 쭝 회장의 말은 괜한 칭찬이 아니다. 문화 및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변모 중인 CJ의 발자국은 이곳에서 꽤 크고 깊다.

호찌민 대표적 번화가 하이바쯩에 있는 뚜레쥬르 1호점은 주말 오후 한담을 나누거나 노트북을 켜놓고 일을 보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최등용 CJ 푸드빌 베트남 법인장은 “카페형 베이커리는 뚜레쥬르가 처음 시도한 것으로 경쟁 업체들도 속속 카페형 매장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 메뉴와 서비스로 인기를 누리는 뚜레쥬르 매장은 현재 34곳. 연말까지 41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CJ의 역량이 또 발휘되고 있는 분야는 극장 사업이다. 국내 1위인 CGV 운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캐나다 업체가 운영하던 멀티플렉스 메가스타를 인수해 1위 사업자로 올려놨다. 10개 지점 80개 스크린을 보유 중인 메가스타의 점유율은 55%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00달러 정도로 경제가 취약하지만 메가스타의 시설은 서울의 CGV 못지않았다. 영화 티켓 가격도 일반 영화 4달러, 3D 영화는 10달러에 달할 정도지만 극장은 늘 붐빈다. 여가 및 문화시설 기반이 취약한 베트남에서 영화 구경은 최고의 오락거리로 자리 잡았다. 장복상 CJ베트남 법인장은 “이곳 사람들이 CJ는 몰라도 뚜레쥬르, 메가스타는 다 안다”고 말했다.

장 법인장은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문화 콘텐츠는 한 나라의 산업, 제품, 서비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해주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CJ E&M은 베트남 국영방송 VTV와 손잡고 드라마 공동제작에 나선다. 투자비를 절반씩 대고 제작에 들어가는 드라마 ‘1년’(가제)은 한국과 베트남 유학생들이 겪는 청춘 스토리를 담을 예정으로 총 30부작으로 만들어진다. 내년 가을 VTV 채널 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VTV3 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영화 공동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자체 제작 영화는 고작 1년에 15편으로, 140편인 수입영화에 비해 10% 정도다. 내년 설 배급을 목표로 150만 달러를 투자해 공동작품 1호를 제작, 지원할 예정이다.

글 사진 호찌민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3-09-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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