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5)세계적 회사들과 손잡는 CJ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5)세계적 회사들과 손잡는 CJ

입력 2013-09-23 00:00
수정 2013-09-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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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파트너’ 美 드림웍스와 애니 합작법인 한국에 설립 논의

‘슈렉’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킨 드림웍스는 디즈니, 픽사와 더불어 미국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드림웍스는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순위 10위 안에 자사의 작품을 7편이나 올릴 정도로 국내 관객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동화적 이야기를 유쾌하게 비틀어 국내 성인관객을 끌어안는 데 성공했지만 드림웍스의 승승장구에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 본사 전경. 자유로운 작업 환경 조성으로 창작력을 북돋기 위해 작업실 사이마다 작은 정원들이 들어서 있다. 드림웍스는 TV용 애니메이션 시장 공략을 위해 CJ와 다시 손잡길 희망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 본사 전경. 자유로운 작업 환경 조성으로 창작력을 북돋기 위해 작업실 사이마다 작은 정원들이 들어서 있다. 드림웍스는 TV용 애니메이션 시장 공략을 위해 CJ와 다시 손잡길 희망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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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CJ다.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이 드림웍스를 세운 뒤 사업 확장을 위해 아시아 지역 파트너를 찾고 있을 때 CJ는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드림웍스의 파트너가 됐다. 자본금의 30%에 해당하는 3억 달러를 투자했던 CJ는 지분 관계는 청산했지만 드림웍스의 배급권을 도맡는 등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드림웍스 본사에서 만난 제프리 카젠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날의 드림웍스는 CJ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단언했다. 1995년 당시만 해도 CJ는 설탕과 밀가루 등을 파는 식품회사일 뿐이었다. CJ와 손을 잡게 된 이유를 묻자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단 하나, 이미경 부회장이다(One thing, Micky Lee).”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


CJ와 이 부회장에 대한 무한신뢰를 가진 그는 새 사업을 모색하는 데 있어 또 한 번 CJ와 손잡기를 원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위험을 분산하고자 드림웍스도 지난해부터 영화뿐 아니라 TV, 장난감, 테마파크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점차 비중이 커지는 방송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해 중국에 합작사(오리엔탈 드림웍스)를 세우는 등 아시아에 공을 들이는 드림웍스는 아시아 지역에 TV용 애니메이션 프로덕션 합작 법인을 설립할 요량으로 최적의 국가를 물색하고 있다. 한국도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다. 카젠버그는 “CJ와 한국에 프로덕션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새달 중순 CJ 창립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러 한국을 찾는데 이때 이미경 부회장과 프로덕션에 관해 좀 더 논의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웍스와 CJ의 협력은 양사의 이해관계와 의지에 좌우되겠지만 정부의 지원도 필요한 부분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연관 산업을 키우고 고용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때문에 외국정부들은 세금 혜택 및 제작비 지원을 통해 해외 유명 제작사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호주, 말레이시아, 캐나다, 프랑스 등은 자국 내에서 촬영이 이뤄지면 세금 감면 혜택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제작비도 댄다.

반면 한국은 이에 대한 지원이 인색하다. 해외 제작사의 국내 촬영 및 작업 시 국내에서 지출된 금액에 대해 최대 30%만 환급해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림웍스의 한국 진출은 영유아 시장에만 집중된 국내 애니메이션의 다양화를 꾀하는 한편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3-09-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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