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I am your voice”… 블루칼라 파고든 트럼프

[커버스토리] “I am your voice”… 블루칼라 파고든 트럼프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6-07-22 23:04
수정 2016-07-23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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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수락… 美 공화 전대 폐막

“미국을 다시 우선으로” 신고립주의 천명
한·미 FTA 재협상·미군 철수 시사

도널드 트럼프(70)가 그의 대선 구호처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트럼프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농구경기장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1일(현지시간)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자신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 우선주의’를 ‘아메리카니즘’(미국주의)이라고 부르며 ‘신(新)고립주의’를 재확인했다. 통상도 안보도 미국을 우선에 두고 동맹국들과 재협상함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그의 연설 중간중간 “트럼프”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화당과 트럼프의 공약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에 의문을 갖게 한다”거나 “미국의 미래에 어두운 경고를 던지고 있다”고 촌평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이제는 글로벌리즘(세계주의)이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 즉 아메리카니즘이 우리의 새로운 신조가 될 것”이라며 세계화와 결별하고 미국 우선 정책을 통해 미국민의 일자리를 되찾고 국가의 권위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먼저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의 무역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서명한 것이 바로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클린턴은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지지했다”며 “TPP는 우리의 제조업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미국을 외국 정부의 결정에 종속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른 국가들과 개별 협상을 벌일 것이다. 중국과 다른 많은 나라와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고 밝혀 한·미 FTA 등 모든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여러분의 목소리”(I am your voice)라며 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면서 ‘블루칼라’에 파고들었다.

트럼프는 이날 앞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공격을 받아도 무조건 개입하지는 않겠다고 밝히는 등 동맹 경시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또 동맹국들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항상 협상장에서 걸어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주둔미군 철수도 검토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7-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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