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메이저’ 코리아 고령화가 덫

[커버스토리] ‘메이저’ 코리아 고령화가 덫

입력 2012-06-23 00:00
수정 2012-06-2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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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6시 한국 인구 5000만명 돌파… 세계 7번째 ‘20-50클럽’

23일 오후 6시 36분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명을 넘어선다.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인구 5000만명)에 가입하는 것이다. 경제 규모로 볼 때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편입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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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를 통해 한 나라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최적의 인구는 1억명이라고 한다. 일본이 1987년에 세계 최초로 20-50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1억 2000만명을 넘어선 인구 때문이었다. 강호인 조달청장은 22일 기자와 만나 “인구 규모는 국력이나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인구는 곧 국력이라는 얘기다. 그는 “2007년 1인당 국민소득이 6만 4141달러로 세계 3위 국가였던 아이슬란드가 얼마 지나지 않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구제금융을 받아 파산한 것은 인구 32만명으로 소규모 개방경제의 덫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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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000만명으로 규모를 키운 우리나라는 이제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 국가 장기 비전을 내놓아야 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 등의 숙제를 풀기 위해 ‘복지의 리모델링’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기종 통계청장은 “인구 5000만명 돌파는 경제·사회·복지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시기가 왔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창호 한국재활복지대학 총장은 “치매에 대해 정부가 간병인과 의료비를 지원해 주면 가족 구성원은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세금을 조금 더 낼 수 있다.”면서 “복지를 국가와 국민이 서로 투자하는 개념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2007년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 시절 국가미래전략인 ‘비전 2030’ 작성의 실무총책을 맡았다.

삶의 질을 높이고 잠재성장률을 키우는 키워드는 역시 ‘복지’다. 경제부처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경제 위기 등 현장의 문제에 대응하는 데 집중했다면 다음 정권에서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이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덜 쓰고 성장의 열매를 좀 더 많은 사람이 나누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구 구조를 볼 때 출산율을 높여 생산가능인구 감소세를 줄이는 한편 개개인의 행복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5000만명 시대는 앞으로 33년간 지속된다.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2045년이면 우리나라 인구는 4000만명대로 줄어든다.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10년 3598만 3000명에서 2040년에는 2887만 3000명으로 80.2% 규모로 줄어든다. 독일(78.4%)과 일본(75.5%)을 제외하면 주요국 중에 상당히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노인부양비(생산가능인구 가운데 고령자 비율)도 2040년 57.2%로 2010년(15.2%)의 3배를 넘게 된다. 북한도 2037년 인구가 2654만명으로 정점에 이른 뒤 감소한다. 통일시대를 맞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하·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2-06-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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