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계의 조작 의혹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지난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통계를 발표한 결과, 전국 평균이 중앙정부 통계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環球時報)는 31개 성·시·자치구 정부의 2015년 GDP 성장률을 합산한 결과 평균 7.97%로, 이는 중앙정부의 GDP 성장률 6.9%와 무려 1.07%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고 지난 31일 보도했다. 중국 중서부의 경제 중심지 충칭(重慶)직할시 등 24개 지방정부의 경제성장률이 중앙정부가 집계한 성장률보다 높았다며 이는 장기간 지속해 온 경기 둔화세로 볼 때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분야 기업들의 이익이 줄었고, 경제 활동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인 철도화물 운송량도 11.9% 감소했다.
현대차의 제5공장이 들어서는 충칭시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는 지난해 11%의 성장률을 기록해 성장률 공동 선두가 됐다. 반면 중앙정부 성장률(6.9%)을 밑돈 것으로 나타난 곳은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 3성을 비롯해 산시(山西)성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 5개 지방정부에 불과했다. 동북 공업벨트인 랴오닝성은 3%로 23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베이징시와 상하이시는 중앙정부의 성장률과 같은 6.9%를 각각 기록했다.
톈윈(田耘) 중국거시경제학회 연구센터장은 “지방정부들은 통계를 부풀리지는 않았다 해도 데이터 중복 계산 등 부실 통계로 실물경제의 실제 모습을 반영시키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들이 수출과 투자 등 데이터를 합산하는 과정에서 서로 중복으로 집계했을 수 있으며 일부 지방정부는 ‘실적 과시’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톈 센터장은 이어 지방정부들의 통계 부풀리기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어 통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정부 당국의 ‘질적 성장’ 강조 정책의 영향으로 지방정부들의 통계 정확도와 성장의 질적 측면이 모두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31개 성·시·자치구별 GDP 총량 기준으로는 광둥(廣東)성과 장쑤(江蘇)성, 산둥(山東)성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1위 자리를 고수해온 광둥성이 장쑤성의 위협을 받고 있다. 광둥성과 장쑤성의 차이는 2200억 위안(약 40조원)에 불과해 ‘중국 6세대 지도부’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의 정치적 미래에 미칠 파장이 벌써부터 주목된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광둥성이 내년 장쑤성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지난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15년 경제성장률(GDP성장률) 6.9%를 믿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투자자문사 게리실링앤드코의 게리 실링 회장은 “누구도 정확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모르지만 일단 자체적으로 3.5% 안팎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 금융계의 ‘닥터 둠’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대표 역시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투자자문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내 생각에는 잘해봤자 4% 성장이 예상되며 그보다 낮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방 전문가들이 중국 통계를 믿지 못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발표치가 기본적으로 엉성한 데다 실물경기 흐름과 동떨어져 있는 탓이다. 미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도널드 스트라즈하임 중국연구부문 대표는 “공식 수치여서 19일 나온 성장률을 검토하긴 했지만 크게 쓸모있는 정보를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전체 GDP 성장률만 내놨다며 정부 지출이나 개인소비, 기업 투자 같은 각종 부문별 성장률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중국과 주변국 간의 원자재 무역 상황이나 전력 소비, 철도 운송량 등을 통해 측정한 중국의 GDP 성장률은 정부의 발표에 크게 못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사모펀드 WL로스의 윌버 로스 회장은 “화물 운송량이나 시멘트·철강·천연가스·전기 소비량 같은 물리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 6.8~6.9%의 성장률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GDP 성장률이 4% 수준이라는 것이다. 데릭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중국 언론이 보도한 지난해 11월 열차 수송량은 전년 대비 15.6% 감소했는데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산업생산은 6.1%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물건을 만들면 옮기지 않고 그대로 공장 바닥에 내버려 두는가”라고 꼬집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環球時報)는 31개 성·시·자치구 정부의 2015년 GDP 성장률을 합산한 결과 평균 7.97%로, 이는 중앙정부의 GDP 성장률 6.9%와 무려 1.07%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고 지난 31일 보도했다. 중국 중서부의 경제 중심지 충칭(重慶)직할시 등 24개 지방정부의 경제성장률이 중앙정부가 집계한 성장률보다 높았다며 이는 장기간 지속해 온 경기 둔화세로 볼 때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분야 기업들의 이익이 줄었고, 경제 활동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인 철도화물 운송량도 11.9% 감소했다.
톈윈(田耘) 중국거시경제학회 연구센터장은 “지방정부들은 통계를 부풀리지는 않았다 해도 데이터 중복 계산 등 부실 통계로 실물경제의 실제 모습을 반영시키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들이 수출과 투자 등 데이터를 합산하는 과정에서 서로 중복으로 집계했을 수 있으며 일부 지방정부는 ‘실적 과시’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톈 센터장은 이어 지방정부들의 통계 부풀리기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어 통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정부 당국의 ‘질적 성장’ 강조 정책의 영향으로 지방정부들의 통계 정확도와 성장의 질적 측면이 모두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31개 성·시·자치구별 GDP 총량 기준으로는 광둥(廣東)성과 장쑤(江蘇)성, 산둥(山東)성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1위 자리를 고수해온 광둥성이 장쑤성의 위협을 받고 있다. 광둥성과 장쑤성의 차이는 2200억 위안(약 40조원)에 불과해 ‘중국 6세대 지도부’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의 정치적 미래에 미칠 파장이 벌써부터 주목된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광둥성이 내년 장쑤성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지난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15년 경제성장률(GDP성장률) 6.9%를 믿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투자자문사 게리실링앤드코의 게리 실링 회장은 “누구도 정확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모르지만 일단 자체적으로 3.5% 안팎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 금융계의 ‘닥터 둠’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대표 역시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투자자문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내 생각에는 잘해봤자 4% 성장이 예상되며 그보다 낮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방 전문가들이 중국 통계를 믿지 못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발표치가 기본적으로 엉성한 데다 실물경기 흐름과 동떨어져 있는 탓이다. 미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도널드 스트라즈하임 중국연구부문 대표는 “공식 수치여서 19일 나온 성장률을 검토하긴 했지만 크게 쓸모있는 정보를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전체 GDP 성장률만 내놨다며 정부 지출이나 개인소비, 기업 투자 같은 각종 부문별 성장률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중국과 주변국 간의 원자재 무역 상황이나 전력 소비, 철도 운송량 등을 통해 측정한 중국의 GDP 성장률은 정부의 발표에 크게 못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사모펀드 WL로스의 윌버 로스 회장은 “화물 운송량이나 시멘트·철강·천연가스·전기 소비량 같은 물리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 6.8~6.9%의 성장률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GDP 성장률이 4% 수준이라는 것이다. 데릭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중국 언론이 보도한 지난해 11월 열차 수송량은 전년 대비 15.6% 감소했는데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산업생산은 6.1%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물건을 만들면 옮기지 않고 그대로 공장 바닥에 내버려 두는가”라고 꼬집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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