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테일 리스크(tail risk·꼬리 위험)’를 아시나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일(현지시간) 새해를 맞은 투자자들이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위안화 가치절하 가능성을 주의해야 할 ‘중국의 테일 리스크’로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전문 투자자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테일 리스크’는 통계적으로 일어날 확률이 아주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몸통을 뒤흔들 만큼 메가톤급 충격을 가져다주는 위험을 뜻한다.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중국의 성장률 둔화 속도가 우려된다는 것이 FT가 가장 먼저 꼽는 첫번째 테일 리스크다. 현재 중국 정부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를 내걸고 수출과 투자 중심에서 내수와 소비 중심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금까지는 중국 정부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문제는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정부 의도가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경우이다. 마이클 하젠스탑 템플턴 글로벌 매크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이 경착륙하지 않을 것이란 게 우리의 전망이다. (그러나) 만약 어떤 이유로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다. 중국을 어떻게 전망할지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절하 가능성은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과 떼어놓을 수 없는 탓에 요주의 대상이다. 달러에 대한 중국 위안화 가치가 2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 파급효과를 주목해야 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위안화가 급락할수록 시장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4년부터 2006년까지 고정환율제도를 유지했다. 이후 매우 좁은 범위의 위안화의 변동성을 허용해오다 지난해부터 위안화 절하를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 위안화 거래범위를 확대하고 소폭이지만 깜짝 평가절하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의 이 같은 위안화 절하조치에 여러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통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중국에서의 자본유출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데이비드 루빈 씨티그룹 신흥시장 헤드의 지적이다. 미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중국에 유입됐던 투자자금이 이미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8월 위안화 절하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것은 자본 유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2014년 4조 달러(약 718조원)였던 외화보유액은 최근 3조 4000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물론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아직 풍족한 편이지만 만일 외환보유액을 대거 사용하게 되는 때가 되면 이것이 환율에 부정적인 모멘텀을 발생시킬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루빈 헤드는 “어느 단계에 이르면 외환보유액은 시장 참가자들이 중국의 정책 유연성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탄탄한지 의문을 품기 시작할 수 있는 한계점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는 신흥국에 좋은 결과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일(현지시간) 새해를 맞은 투자자들이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위안화 가치절하 가능성을 주의해야 할 ‘중국의 테일 리스크’로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전문 투자자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테일 리스크’는 통계적으로 일어날 확률이 아주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몸통을 뒤흔들 만큼 메가톤급 충격을 가져다주는 위험을 뜻한다.
4일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급락하는 주가를 보며 패닉 상태에 빠졌다.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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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절하 가능성은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과 떼어놓을 수 없는 탓에 요주의 대상이다. 달러에 대한 중국 위안화 가치가 2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 파급효과를 주목해야 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위안화가 급락할수록 시장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4년부터 2006년까지 고정환율제도를 유지했다. 이후 매우 좁은 범위의 위안화의 변동성을 허용해오다 지난해부터 위안화 절하를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 위안화 거래범위를 확대하고 소폭이지만 깜짝 평가절하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의 이 같은 위안화 절하조치에 여러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통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중국에서의 자본유출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데이비드 루빈 씨티그룹 신흥시장 헤드의 지적이다. 미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중국에 유입됐던 투자자금이 이미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8월 위안화 절하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것은 자본 유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2014년 4조 달러(약 718조원)였던 외화보유액은 최근 3조 4000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물론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아직 풍족한 편이지만 만일 외환보유액을 대거 사용하게 되는 때가 되면 이것이 환율에 부정적인 모멘텀을 발생시킬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루빈 헤드는 “어느 단계에 이르면 외환보유액은 시장 참가자들이 중국의 정책 유연성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탄탄한지 의문을 품기 시작할 수 있는 한계점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는 신흥국에 좋은 결과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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