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환의 차이나 스코프] ‘기회의 땅’ 중국에서 자금이탈 러시를 이루는 까닭은

[김규환의 차이나 스코프] ‘기회의 땅’ 중국에서 자금이탈 러시를 이루는 까닭은

김규환 기자
입력 2015-12-09 17:12
수정 2015-12-09 18:3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중국에서 자금이탈이 심상치않다.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세와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의 혼란, 미국의 금리인상설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 악재가 겹치는 바람에 부정적으로 에스컬레이트되고 있는 탓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모두 1130억달러(약 133조 2835억 원)에 이른다. 이 액수는 10월(370억 달러)보다 무려 3배나 되는 역대 최고치 수준이라고 미국 경제전문 CNBC방송이 보도했다. 중국에서 자금 유출이 급증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락 조짐을 보이자 중국 정부는 외환보유액(?표 참조?)을 투입해 이를 막았다. 까닭에 11월의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872억 달러나 급감한 3조 438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2013년 2월(3조 3950억 달러) 이후 최저치다.

줄리안 에반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액 감소분(872억 달러) 가운데 300억 달러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나머지 572억 달러는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한 인민은행의 매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래리 후 맥쿼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는 위안화 절하 압박과 자본 유출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내년 말까지 3조 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이탈 현상이 가속화된 것은 지난달 뿐만이 아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서서히 조짐을 보였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19일 의회에 제출한 ‘하반기 국제 경제와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올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에서 5000억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했다. 올 상반기(1~6월)에 2500억 달러가 중국에서 흘러나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가까이 규모가 증가했다. 7월에는 700억~800억 달러가 나갔고,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전격 평가절하한 8월에는 2000억 달러의 자금이 중국을 엑소더스(탈출)했다.

이와 관련, 미 재무부는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고금리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캐리트레이드 자금들이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는 9일 역시 곤두박질쳤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화·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097% 오른 6.4140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 상승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뜻이다.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은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13개월째 이어진 수출증가 감소세도 위안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중국 세관은 중국의 위안화 기준 1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7%, 수입은 5.6% 각각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11월 수출이 2.9%, 수입은 11.3% 줄어 무역수지가 4075억 위안(약 74조 1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수출 감소가 위안화 가치를 낮추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추가 통화완화 정책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자금 세탁과 불법 자금 이동을 막기 위해 3개월 간 지하은행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중국 증권관련법은 개인이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한도액을 연간 5만 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멍칭펑(孟慶豊) 공안부 부부장은 성명을 통해 “일부 ‘회색자금’이 지하은행을 통해 국외로 빠져나간다”면서 “외환 관리에는 대단히 큰 리스크가 될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질서를 문란하고 금융 안전성을 위협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 4월에도 지하은행을 상대로 단속을 펼쳐 66곳을 적발했다. 공안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의 불법 해외송금액은 4300억 위안에 이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