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방직서 선관위로… ‘꿀 통로’ 경력경쟁채용제[복마전 선관위]

[단독] 지방직서 선관위로… ‘꿀 통로’ 경력경쟁채용제[복마전 선관위]

백서연 기자
입력 2024-05-15 18:30
수정 2024-05-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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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265명 전입… 해마다 30명
전문성 검증 절차 까다롭지 않아
비서실·전산직, 공채 직무 맡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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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비리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24.5.15 오장환 기자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비리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24.5.15 오장환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고위직 자녀들이 주로 선거철 경력경쟁채용(경채)을 통해 선관위에 특혜 채용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지방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 제도가 손쉽게 선관위로 옮길 수 있는 ‘꿀 통로’로 회자되고 있었다.

한 지방선관위 계약직 직원으로 일했던 A씨는 15일 “2020년 1월 김세환 전 사무총장 아들이 지방직 공무원에서 경채로 선관위에 이직했다는 소식이 돌자 다들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었다”면서 “정규직 채용을 통해 선관위에 들어오는 것보다 경채가 더 쉬운 루트라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경채 절차와 검증이 까다롭지 않아 지방공무원들이 우회해 들어오기 쉬운 통로가 돼 왔다는 의미다.

지방공무원들 사이에서 선관위는 선거철만 아니면 업무 강도가 높지 않고 민원인 상대도 별로 많지 않아 인기가 높은 기관으로 꼽힌다. 실제 선관위가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2024년 4월까지 선관위로 전입한 지방공무원은 총 265명으로 집계됐다. 한 해 평균 30여명이 선관위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근무하던 지역과 같은 지역 선관위에 배정됐다.

경채가 관련 경력자를 대상으로 공개 채용하는 제도인데도 전문성에 대한 확인이 미비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경력자로 선관위에 들어왔는데, 정작 모집한 직무와는 다른 직무를 맡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한 선관위 직원은 “비서실이나 전산직 경력으로 뽑힌 사람들이 선관위 공채와 같은 직무를 맡는 경우까지 있어 공채 직원들이 허탈해했다”고 전했다.

2024-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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