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포용국가 공약 ‘깜깜이’ 330조 재원

혁신적 포용국가 공약 ‘깜깜이’ 330조 재원

장은석 기자
입력 2019-04-30 00:14
수정 2019-05-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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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 文정부 2년 국정과제 평가<2>]

복지공약 이행·추진 71%… 계획 부실
조세·재정 구체적 로드맵 준비 안 돼
불황 탓에 대기업 과세 강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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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불법폐기물, 연내 전량 처리에 역량 집중하라”
문재인 대통령 “불법폐기물, 연내 전량 처리에 역량 집중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올해 중 불법폐기물을 전량 처리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4.29/뉴스1
문재인 정부가 경제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낙오되는 국민이 없도록 하겠다는 ‘혁신적 포용국가’ 달성을 약속했지만 출범 2년이 지난 지금껏 소득재분배를 위한 조세 계획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회 불평등 해소는 국민적 분노가 바탕이 돼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선순위 과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이라도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조세·재정 로드맵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서울신문과 참여연대의 ‘문재인 정부 2년 국정과제 이행 평가단’ 소속 전문가들이 진단한 복지 분야 국정과제 이행률은 비교적 높았다. 정권 출범 때 세운 복지 분야 주요 세부 항목 17개 중 이행을 마쳤거나 계획 변경 없이 추진 중인 항목이 70.6%(12개)였다. 하지만 평가단은 “세밀한 계획 속에 이행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 확보를 위한 제대로 된 계획표가 없다”는 점이다. 복지 정책의 성패는 결국 재원 마련에서 갈리는데 정부는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용원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은 “정부가 2023년까지 330조원을 들여 포용국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면서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해 보겠다’는 수준의 방안만 제시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과세 강화도 2년 새 획기적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섰고 일자리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대기업의 협조가 절실한 경제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2017년 세법개정안에서 대기업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율을 낮추고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강화해 국정과제를 이행한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적 효과가 떨어지는 대기업 비과세 감면을 원칙적으로 축소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평가단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린 뒤 세법 개정 방향이 기업 세금 완화 쪽으로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은 “대내외 경제적 불확실성 탓에 당장 증세는 어렵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긴축 기조인 지금보다 정부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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