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화 선생 유작 ‘동학농민혁명사’ 출간
“민중은 국가 폭력에 맞서 목숨 바쳐역사는 기억해야 살아있는 유산 된다”
전투현장 답사·농민군 후손 증언 수집
근현대사 관통 민족사적 이해에 초점
동학농민들의 운명을 가른 우금치 전투 기록화. 이의주 화백이 1987년 전봉준 장군이 농민군과 행진하는 모습을 상상해 그렸다.
지난 3월 83세로 타계한 원로 사학자 이이화 선생은 신간 ‘이이화의 동학농민혁명사’(전 3권·교유서가)에서 1894년에 발발한 동학농민운동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책을 통해 민주화운동, 촛불혁명을 거쳐 남북통일을 과제로 둔 우리에게 동학농민운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신간 ‘이이화의 동학농민혁명사’는 지난 50년 동안 동학농민운동을 연구했던 선생이 남긴 필생의 유작이다. 저자는 이 사건이 한국 근대사를 밝히는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겨울에 작성했다는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동학농민혁명은 인간 평등을 추구하고 자주 국가를 건설하려는 용틀임이었다. 민중은 국가 권력으로 자행되는 국가 폭력에 맞서 목숨을 바쳤다”고 했다.
그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 혁명의 민족사적 의의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19세기 말 조선을 뜨겁게 달군 농민들의 처절한 저항적 민족주의 정신을 전한다.
크게 부상당해 들것에 실려 압송되는 전봉준 장군의 모습. 어용 사진가 무라카미 덴신이 찍었다.
지난해 4월 황토현 전적지 기념탑 앞에 선 이이화 선생.
교유서가 제공
교유서가 제공
저자는 자신의 마지막 역작을 통해 “역사는 기억해야 살아 있는 유산이 된다. 동학농민혁명의 진실을 기억해 미래 인권과 통일의 유산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20-07-0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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