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소유하지 않는 소비시대

지금은 소유하지 않는 소비시대

김성호 기자
입력 2020-02-20 18:12
수정 2020-02-21 02: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소비, 타인과 나를 구별짓기 위한 욕망의 표현…물질적 소유보다는 공유·경험 위한 소비 확산

이미지 확대
소비 수업/윤태영 지음/문예출판사/336쪽/1만 8000원

현대사회에서 소비는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다. ‘소비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소비와 관련한 연구는 별로 없었던 형편이다. 윤태영 연세대 교수는 신간 ‘소비 수업’을 통해 매일같이 하면서도 소홀했던 그 소비의 의미를 꿰뚫고 있다.

오래전 소비는 되도록 하지 않아야 절제의 대상이었다. 심지어 천박한 물질주의나 무분별한 쾌락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소비를 보는 인식은 크게 바뀌어 왔다. 저자는 그 소비 패턴의 변화와 의미를 유행, 공간, 장소, 문화, 사치를 포함한 11가지의 키워드로 파고든다.

우선 저자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으로 유행을 꼽는다. 포화 상태에 도달한 소비시장을 해체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 내는 역할이다. 그런가 하면 ‘구별짓기’는 현대사회의 소비 형태 분석에 아주 중요한 요인이라는 주장도 흥미롭다. 소비야말로 구별짓기를 위한 현대인의 욕망이 분출되는 통로라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자기 과시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는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소비를 통해 타인과 자신을 구별짓기 위한 욕망의 표현이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점은 소비 대상의 변화와 ‘소유하지 않는’ 소비다. 물질적 소유보다는 공유와 경험을 더 중시하는 소비의 확산이다. 물질적 특색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는 공간 소비, 재미와 의미를 공유하는 경험 소비, 과시보다는 내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문화 소비…. 결국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과시적이고 중독적인 소비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하고 깨어 있는 소비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20-02-21 3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