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면 이란/정영효 지음/난다/200쪽/1만 3000원
저 문을 밀고 들어가면 현실을 뒤꼍으로 밀어내는 풍경이 펼쳐질 듯하다. 문 양쪽에는 다른 모양의 고리가 문을 열어 줄 누군가를 기다린다. 남자는 길쭉한 고리를, 여자는 동그란 고리를 두드리도록 한 이란의 전통 문이다.
이렇듯 이란은 외부인들에겐 견고한 경계를 두는 사회다. 지하철과 버스도 선이나 벽으로 남과 여를 격리시키니 말이다. 하지만 시인은 ‘정색하는 바깥’에서 눈을 돌려 ‘진심 어린 안쪽’을 본다. 시인은 벽을 사이에 두고 눈빛과 숨결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선과 벽이 삶을 가둘 수 없음을 알아챈다. 시인은 모스크의 문, 석류, 초대장, 피스타치오, 페르시안 카펫 등 서른 두 개의 사물에서 이란의 다정한 맨얼굴을 보여 준다. 지난해 석 달간 ‘시적인 도시’ 테헤란에 머물렀던 정영효 시인의 기록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이렇듯 이란은 외부인들에겐 견고한 경계를 두는 사회다. 지하철과 버스도 선이나 벽으로 남과 여를 격리시키니 말이다. 하지만 시인은 ‘정색하는 바깥’에서 눈을 돌려 ‘진심 어린 안쪽’을 본다. 시인은 벽을 사이에 두고 눈빛과 숨결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선과 벽이 삶을 가둘 수 없음을 알아챈다. 시인은 모스크의 문, 석류, 초대장, 피스타치오, 페르시안 카펫 등 서른 두 개의 사물에서 이란의 다정한 맨얼굴을 보여 준다. 지난해 석 달간 ‘시적인 도시’ 테헤란에 머물렀던 정영효 시인의 기록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6-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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