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비추는 아침 편지… 슬픔 달래는 저녁 편지

그늘 비추는 아침 편지… 슬픔 달래는 저녁 편지

김승훈 기자
입력 2015-10-20 23:02
수정 2015-10-21 00:4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호준·최돈선 에세이 나란히 출간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두 작가의 에세이가 나란히 나왔다. 출판사 ‘마음의숲’에서 펴낸 ‘이호준의 아침편지-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와 ‘최돈선의 저녁편지-느리게 오는 편지’다.

이미지 확대
이호준 작가
이호준 작가  
이미지 확대
최돈선 작가
최돈선 작가  
‘이호준의 아침편지’는 작가가 세상을 떠돌며 접한 여러 사람의 삶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은 빛보다는 그림자의 영역이 더 넓어 보인다. 명절을 앞둔 저녁, 종이 상자를 켜켜이 이고 어두운 골목을 더듬어 가는 폐지 줍는 할머니, 맞벌이가 힘에 부쳐 어린 딸을 시골 아버지에게 맡기러 가는 젊은 아빠….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보다는 고통에 겨운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쓸 때마다 세상엔 그림자만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그림자 속에서도 ‘착한 꽃’들이 쉬지 않고 피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하철 계단에서 구걸하는 노인에게 지갑을 털어 주는 외국인 근로자, 장애인을 따뜻하게 돌보는 버스 운전사 등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이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작가는 “그늘 속에 빛나는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돈선의 저녁편지’는 삶을 꿰뚫는 네 가지 정서인 그리움, 사랑, 슬픔, 아름다움을 서정적인 언어로 그려냈다. 슬프지만 잊어선 안 되는 것, 점점 잊히고 있지만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되짚으며 ‘좀 더 느리게, 좀 더 낮게, 좀 더 깊게 세상을 들여다보라’고 속삭인다. 1장 ‘그리움이 나를 부르면’에선 더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과 추억이 깃든 고향 등에 대한 그리움을, 2장 ‘사랑이 나를 만질 때’에선 아내와 가족,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정을 털어놨다. 3장 ‘슬픔이 나를 찾거든’에선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슬픔, 삶과 죽음에 대한 비감을, 4장 ‘아름다움이 나를 적시거든’에선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

출판사는 “잊고 지냈던 친구나 사랑하는 이에게 어느 날 불현듯 늦은 편지를 받아 들었을 때 그 편지는 영혼이 담긴 글이고 애틋한 속삭임이고 숨”이라며 “작가는 편지가 갖는 이 같은 근본적인 속성을 통해 ‘생은 기다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10-21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