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해상서 필리핀 선박과 부딪쳐 이지스함 선체 오른쪽 크게 파손
속도만 중시… 얇은 철판 사용 탓‘서로 피하겠지’ 감시 소홀 가능성
아베 “희생자 경의” 트럼프 위로
미국 해군 이지스함 피츠제럴드와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이 17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충돌하며 이지스함 승조원 7명이 사망하자 어떻게 최첨단 레이더를 갖춘 이지스함이 컨테이너선을 발견하지 못한 채 사고가 발생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폭격당한 듯… 北미사일 감시까지 타격
미국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가 지난 17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뒤 행방불명된 미 승조원 7명이 18일 선내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진은 피츠제럴드 우측 가운데 측면 부분이 심하게 파손된 모습. 이번 사고로 피츠제럴드에 설치된 이지스 시스템의 핵심인 SPY1 레이더 부근이 크게 파손돼 북한의 미사일 감시 및 방어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시즈오카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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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레이더가 탐지하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탄도미사일 등 공중에서 이뤄지는 공격이다. 주위에 있는 다른 선박을 탐지할 때 사용하는 대수상 레이더 성능은 민간 선박과 별 차이가 없다.
피츠제럴드와 충돌한 필리핀 컨테이너선 ACX 크리스털의 모습으로, 왼쪽 갑판 부분에 경미한 손상을 입는 데 그쳤다.
시즈오카 EPA 연합뉴스
시즈오카 EPA 연합뉴스
아직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 승조원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했다. 컨테이너선 승조원은 “이지스함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했는데 부딪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제럴드함이 컨테이너선에 비해 파손 정도가 심한 것은 이지스함의 구조와 관련이 있다. 이지스함은 적의 공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서 가볍고 얇은 철판으로 만들어졌다. 가장 견고한 부분은 선수 부분이고 가장 약한 부분이 이번 사고로 대파된 선체 중간 부분으로 전해졌다.
아베 신조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 아베 총리는 메시지에서 “이번 일로 큰 슬픔에 휩싸여 있다”며 “공고한 미·일 동맹하에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일 공헌을 하는 미군 관계자 여러분에게 재차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6-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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