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북부 진입 폭격·포격”… “가자 한 조각씩 해치우고 있다”

이스라엘 “북부 진입 폭격·포격”… “가자 한 조각씩 해치우고 있다”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3-10-29 23:40
수정 2023-10-29 23: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스라엘 지상전 돌입… 확전 우려

‘전면적 침공’ 대신에 숨통 조이기
가자 “누적 사망자 7700명 넘어”
‘최대’ 알시파병원 6만여명 몰려
물·연료·의료장비 부족 아비규환
이 “지휘소 은폐”… 하마스 “조작”

이미지 확대
포탄 쏘는 이스라엘군
포탄 쏘는 이스라엘군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포탄을 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누적 사망자 수가 7703명이라고 밝혔다.
가자 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두 번째 단계 진입’ 발언 전후 이스라엘이 사실상 지상전을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예비군 30만명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에 집결시키면서 지상전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28일(현지시간) “보병·기갑·전투 공병 부대를 동원해 가자지구 북부에 진입, 대규모 폭격과 포격을 수반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침공’이나 ‘전면전’이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 신호”라며 “침공이라고 부르지 않으면서 인질 협상의 여지는 남겨 둬 민간인 사상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휴전 전망이 없는 채로 이스라엘의 영토 점유가 시작됐다”며 “적어도 아직 전면적 침공은 아니지만 IDF가 지금까지 수행한 치고 빠지기식 공격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이는 전격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이라며 “인치, 미터 단위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질 협상으로 이스라엘이 군사 계획을 보류할 일은 없다면서 “(하마스가 인질을 일주일에 2명씩 풀어준 것을) 계산하면 2년이 걸릴 텐데 이스라엘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으며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텔아비브 신화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으며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텔아비브 신화 연합뉴스
영국 BBC 방송 역시 “이것이 지상전인지 정의에 너무 매여 있지 않아야 한다”면서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역을 한 조각씩 해치우고 있는 듯하다. 분명한 것은 아주 대규모의 군사작전이란 것”이라고 전했다.

유엔 회원국들은 지난 27일 긴급 총회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20표·반대 14표·기권 45표로 가결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전면적 침공 대신 서서히 지상 작전을 확대하며 하마스의 숨통을 조이는 전략을 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가자 보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난 몇 시간 동안 팔레스타인인 400여명이 사망했다”며 “어린이 3200여명을 포함해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 수는 7700여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물, 연료, 의료장비, 전기 등이 부족한 가자지구 내 병원들은 전쟁의 참상을 보여 준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병원에는 700개 병상인 수용 규모를 훨씬 넘어서 6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알시파병원에 지휘소를 은폐했다고 공지했지만 하마스 측은 ‘조작’이라며 반박했다. 이스라엘 군사작전에 알시파병원도 표적이 될 수 있어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10-30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