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엔진 고장이라면 안전장치 작동”
과거 엔진고장 사고 3건서 사망자 단 1명뿐
2014년 우크라 반군에 격추된 MH17과 비슷
美, 잔해서 미사일 배터리 흔적 등 기록 확보
항공사에 안전 관련 자문을 하는 단체 OPS그룹의 전문가들은 최근 이란 테헤란 상공에서 일어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사고를 처음 접한 뒤 당혹감에 휩싸였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사고 직후 긴급하게 열린 토론과 위험 평가에서 통신장치와 추적장치가 모두 손실된 걸 포함해 너무 커다란 파손이 급작스럽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날 미국과 캐나다 등은 사고 여객기가 이라크 미군 기지를 향해 쏜 이란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우리는 항공기가 이란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점을 증명하는 정보와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FILE - In this Wednesday, Jan.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 잔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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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S그룹 전문가들은 만약 보통 엔진 고장이었다면 안전장치(페일 세이프 시스템)가 작동해 기체를 빠르게 원상복구시켰을 거라고 말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소유한 보잉 제트기 2대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이륙한 콴타스항공 소속 에어버스 항공기가 그런 고장으로 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사고 세 건에서 모두 페일 세이프 시스템이 작동해 기체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사망자는 단 한명 뿐이었다.
Rescue wor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 탑승자 유해가 수거돼 길가에 늘어서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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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엔 이란 미사일 피격을 의심케 하는 또다른 증거가 나왔다. 사고 현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러시아제 Tor-M1 지대공 미사일의 센서가 찍힌 사진이다. Tor-M1 미사일은 이란 방공대가 사용하고 있다.
Debris of a plane belonging to Ukraine International Airlines, that crashed after taking off from Iran‘s Imam Khomeini airport, is seen on the outskirts of Tehran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 잔해.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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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뒤 미국 국방·정보 당국자들은 항공기에서 대공 미사일 배터리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 뒤 두 발의 미사일 발사돼 항공기에서 폭발한 적외선 열 신호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은 이날 이와 상반된 예비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란은 비행기가 공항으로 돌아가려던 중 추락했으며, 이 때 관제탑과 항공기의 통신이 부족해서 기장, 부기장이 적극적으로 기체를 제어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갑자기 기체가 항로를 이탈해 땅으로 추락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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