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133석… 보수파 첫 추월
여성 17명 배출… 성직자 넘어서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원을 뽑는 총선 실시 결과 중도·개혁파 의원 수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보수파 의원을 앞서 이란 정부가 추진하는 ‘개방 노선’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여성 당선자도 이란 혁명(1979년) 이후 최다인 17명이 배출돼 성직자 출신 의원 수를 넘어서는 등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AFP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정치 세력의 근본적 변화를 반영하는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결선 투표(1차 투표에서 1등이 25% 이상 득표하지 못한 경우에 실시)에서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지지하는 개혁·중도파가 우위를 보였다. 이번 결선 투표로 결정된 68석 가운데 로하니 대통령을 지지하는 ‘희망의 명단’ 측이 38석을 가져갔다. 보수파는 18석, 무소속은 12석을 챙겼다.
이를 통해 중도·개혁파는 새 의회(총원 290석)에서 모두 133석을 확보했다. 과반(146석)에는 13석이 부족하지만 경쟁 세력인 보수파(125석)보다는 많아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총선은 2013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서방 국가들과 핵협상에 나서 이란의 개방을 이끈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이 강하다. 이번 선거 승리 덕분에 그의 개방 정책도 당분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성 당선자는 17명으로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에 지금의 정치 체제가 확립된 이후 가장 많다. 반면 성직자 출신은 16명으로 역대 최저로 기록됐다. 이란 의회에서 성직자 출신 의원이 여성 의원 수에 못 미치게 된 것은 혁명 이후 처음이다. 지난 의회에서 성직자 의원 수는 27명이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6-05-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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