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오일머니 3조弗 부어 ‘오일 없는 경제생태’ 새판 짠다

사우디, 오일머니 3조弗 부어 ‘오일 없는 경제생태’ 새판 짠다

김규환 기자
입력 2016-04-26 23:02
수정 2016-04-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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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유경제 선언… ‘비전 2030’ 공개

15년내 민간부문 GDP비중 40%→ 65% 석유회사 아람코 상장… 국부펀드 조성
투자·재생에너지·관광 등 新산업 발굴 “유가 배럴당 30弗 머물러도 실현 가능”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탈(脫)원유경제’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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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가 25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의 국영방송을 통해 석유 의존 경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리야드 AF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가 25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의 국영방송을 통해 석유 의존 경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리야드 AFP 연합뉴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는 25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비전 2030’은 원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제 체질을 확 바꾸기 위한 15년 경제개발 계획이다. 사우디 정부는 재정 수입의 70%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자는 “우리는 석유에 중독돼 있어 위험하다”면서 “이는 다른 부문의 성장을 가로막아 왔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민간 부문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40%에서 65%까지 끌어올려 원유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그만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비전 2030’은 활기찬 사회, 경제 번영, 야심 찬 국가 등 3가지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정부는 국부펀드를 설립해 전 세계 기업에 투자하고, 사우디에 석유 이외의 태양광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포스트 석유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우선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상장과 국유지 매각 등을 통해 최대 3조 달러(약 3451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돈이면 애플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버크셔해서웨이 등 세계적인 기업을 한꺼번에 살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무함마드 왕자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에 머물더라도 달성 가능한 비전”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가 상장을 추진하는 아람코는 하루 1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12.5%를 차지하며 기업 가치는 2조 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5800억 달러)의 4.3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아람코의 지분 일부만 상장하고 나머지 지분은 국부펀드에 넣을 예정이다. 지분 5%를 매각한다고 해도 1250억 달러를 손쉽게 조달할 수 있다. 또 경제 다변화를 위해 재생에너지와 산업설비 부문을 현지화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며 고품격 관광 명소를 개발할 계획이다. 여성들의 노동 참가율을 현재 22%에서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11.6%인 실업률도 7%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한편 우리 업계에서는 사우디 정부의 탈원유 전략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공언해 왔던 것인 만큼 국내 석유화학산업 전반에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04-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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