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란 석유 수출 방해…유조선 자국 입항 금지

사우디, 이란 석유 수출 방해…유조선 자국 입항 금지

입력 2016-04-05 17:02
수정 2016-04-0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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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근해 저장 원유량 연초보다 10% 늘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앙숙인 이란의 석유 수출을 방해하기 위해 이란산 유조선의 자국 입항을 막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해상보험사가 고객사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를 실은 이 나라 선박은 사우디와 바레인의 항구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됐다.

또 최근 이란을 거친 선박도 사우디와 바레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입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최근 기항지 3곳 가운데 이란이 포함된 선박이 대상이다.

이란은 지난 1월 경제제재 해제 이후 유럽 등으로 수출을 재개했지만, 스페인의 석유회사 셉사, 프랑스의 석유회사 토탈, 러시아의석유회사 리타스코 등을 포함해 유럽으로 적은 물량만 겨우 팔았다고 FT는 전했다.

4월 중순까지 이란의 카르그섬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탱커선은 8척, 1천20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해운 중개업자들은 말했다.

해상 자료업체 윈드워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란 앞바다에 보관되는 원유의 양은 10% 증가해 5천만 배럴을 넘었다.

이란의 석유회사 중역들은 자국 유조선의 입항 금지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보험과 금융, 법적 장애물 등이 여전한 가운데 원유 판매가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란이 이집트의 지중해 해안에 있는 핵심 석유 허브에서 저장 탱크를 다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수출에 걸림돌이다.

이란은 제재 전에는 저장고와 송유관 소유 기업인 수메드의 시설을 이용해 홍해에서 지중해로 원유를 보내왔다.

이 회사는 사우디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는 사우디가 이란의 접근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한 브로커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아무도 사우디와의 관계를 해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적 갈등은 시리아 내전으로 더 나빠졌다. 양국은 저유가 속에 시장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이란은 한때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사우디 다음으로 많은 석유를 수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량은 하루 평균 110만 배럴로 제제 이전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란은 제재 이전 수준으로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의 모하마드 빈 살만 왕자는 이란이 동참하지 않으면 석유 생산량을 동결하지 않겠다고 지난주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레이더들은 이란이 원유 가격 할인에 인색한 데다 까다로운 계약조건을 내세우는 점도 수출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 등도 문제다. 이란산 원유를 운반할 배를 빌리는 돈은 최대 3분의 1가량 비싸다. 한 선박 중개인은 “보험 때문에 선주들이 시장 가격보다 더 비싼 용선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의 비잔 잔가네 석유장관은 지난 3일 콘덴세이트를 포함한 원유 수출량이 하루 200만 배럴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수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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