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자폭 테러… 최소 37명 사망
美, 이틀 전 자국민 통행 자제 경고경찰 “테러 연루 용의자 4명 체포”
터키군, PKK 근거지 18곳 공습
아비규환
13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 현장에 도착한 구급 대원들이 사고를 수습하는 데 분주하다. 버스들 뒤편에 도착한 구급차들이 당시의 긴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앙카라 AP 연합뉴스
앙카라 A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AP·AFP 등에 따르면 이날 테러는 오후 6시 45분쯤 앙카라 도심 크즐라이 광장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자동차에 장착된 폭탄이 터지면서 주변에 있던 차량이 불타고 대로변 상점 유리창이 부서졌다. 폭발음이 워낙 커서 2~3㎞ 밖에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폭발이 일어난 곳은 정부 부처를 비롯한 공공기관 밀집 지역으로 총리 공관, 의회, 외국 대사관들과 가깝다. 현지 일간 휴리예트는 교육부 청사 인근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30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7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부상자 가운데 15명은 상태가 위독해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러는 미국 대사관이 테러 위험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해당 지역 통행을 자제할 것을 경고한 지 이틀 만에 벌어졌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터키 당국은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또는 PKK 연계 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자폭 테러범 가운데 최소 한 명은 여성으로 보인다고 AP가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14일 터키와 시리아 국경 부근에서 테러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경찰은 테러에 사용된 차량을 중개한 업자로부터 이들의 신원과 소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과 쿠르드족 반군은 30개월가량 이어진 휴전을 깨고 지난해 7월부터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수백명의 사망자를 냈다. 최근 터키 정부는 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해 긴장이 고조됐다. 앞서 3주 전인 지난달 17일에도 앙카라 도심에서 PKK 연계 테러 조직이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29명이 숨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리즘은 결국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며 강한 대응을 약속했다. 터키군은 14일 F16 전투기 9대와 F4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켜 이라크 북부에 있는 PKK 근거지 18곳을 공습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6-03-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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