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수 하루새 114명 증가… 크루즈선 집단감염 사태 이후 처음
도쿄 올림픽 연기 발표가 난 지 사흘 만에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하루 100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일본 정부가 자국내 확진자 수 증가를 막기 위해 하선을 막아 7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시켰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때 이후 처음이다. 일본 내 감염자 수가 2000명을 훌쩍 넘기면서 지역 사회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는 모양새다.2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 회의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우려스러운 등 이마에 손을 얹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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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일본에서 지난달 도쿄 시민들이 오륜 조형물 앞을 마스크를 쓴 채 지나가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NHK 집계로는 이날 오후 11시 기준 일본의 감염자는 2227명에 달했다. 사망자는 62명으로 전날보다 5명 늘었다.
이날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도쿄도가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도쿄도는 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 40명을 넘었다. 도쿄의 확진자는 24일에는 17명이었는데 25일 41명으로 급증했고 26일에는 47명으로 더욱 늘었다.
이어 오사카부 20명, 가나가와현 11명, 지바현 8명, 사이타마현 6명, 후쿠오카현 4명이라고 교도는 전했다. 이밖에 이바라키·후쿠이·아이치·효고현이 각각 3명, 아키타·오이타현이 각각 2명, 홋카이도와 니가타·나가노·기후·교토·오카야마·에히메·고치·구마모토현이 각각 1명이었다.
도쿄올림픽 결국 1년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끝내 도쿄올림픽을 집어삼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림픽이 취소가 아니라 연기되는 건 근대 올림픽 124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아카사카역에 위치한 2020 도쿄올림픽 공식 상품점의 모습. 2020.3.25 도쿄=뉴스1
24일 IOC, 도쿄 올림픽 1년 연기 발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 발생한 채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2020.2.11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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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3700명을 태우고 요코하마항을 출항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1월 25일 하선한 80대 홍콩 남성이 확진 판정이 나자 다시 요코하마항에 돌아온 크루즈선에 탑승한 승객들의 하선을 금지하는 격리 조치를 내리면서 선내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달 1일에서야 탑승객 전원의 하선이 완료됐지만 일본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속에 배에서는 총 712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0명이 사망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오는 7월 올림픽을 앞두고 통계상 확진자 수가 일본으로 집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 “탑승객들이 육지에 상륙 전이니 일본이 아닌 기타지역으로 분류해달라”고 주장했고 WHO는 이를 받아들였다.
7일(현지시간) 일본 요코하마 다이코쿠 피어 크루즈 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승선한 한 여성이 ‘의약품 부족’이라고 적힌 일장기를 내걸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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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속에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올림픽 유치에 대한 각국의 연기 요청이 잇따르면서 지난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21년 여름까지 1년간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결정, 발표했다.
도쿄올림픽 연기 후 성명 발표하는 바흐 IOC 위원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 도쿄올림픽 개최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합의한 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IOC가 이날 제공한 비디오에서 캡처한 것.도쿄 AFP=연합뉴스 2020-03-25 17:15:11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취소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드러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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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이라고 도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진단하고서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26일 고이케 지사와 수도권의 인근 광역자치단체장은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외출 자제, 도쿄 방문 자제 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봄철 나들이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우에노 공원을 비롯해 82개 도립공원에서 꽃구경을 자제하도록 주민들에게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여럿이 모여서 음식을 먹는 등의 행위를 동반한 꽃놀이 등을 자제하도록 당부했으나 이번에는 음식과 상관없이 꽃놀이 자체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도쿄올림픽 연기 소식 전하는 일본 신문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25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 판매된 주요 일간지 1면에 실려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날 오후 전화 회담에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기로 전격 합의했으며 IOC는 같은 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연기를 정식 승인했다. 2020.3.25 연합뉴스
교도통신의 집계 따르면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도쿄 방면으로의 이동 자체를 촉구했다.
도쿄, 사이타마, 가나가와, 오사카 등 4개 지자체는 주민들에게 중요하거나 급한 일이 아니면 외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들 조치는 강제력은 없으며 자율적으로 준수해달라는 요청이다.
슈퍼마켓이나 약국에 가는 등 생활에 필요한 외출은 자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당국의 인식이다.
이 와중에 벚꽃놀이 사진… 아베 부인 아키에 여사 빈축
아키에 여사 벚꽃놀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가운데 위) 여사가 도쿄도가 코로나19 확산 속에 외출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연예인 등과 함께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일본 주간지에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뉴스포스트세븐 홈페이지 캡처
뉴스포스트세븐 홈페이지 캡처
일본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과 설명에 따르면 인기 모델, 아이돌 그룹 멤버 등 남녀 13명이 조명이 밝혀진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단체 사진에 아키에 여사가 포함돼 있다.
25일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도쿄도가 27일 꽃놀이 자제를 요청하며 벚꽃으로 유명한 도내 일부 공원의 산책로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에 나선 상황이었다.
정치권에서 바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후쿠야마 데쓰로 입헌민주당 간사장은 “국민이 자제를 요청받고 있는 가운데 벚나무 아래에서 마음 편하게 식사 모임, 꽃구경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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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일본 아키에 여사와 대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일본 아베 신조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4일 오후 태국 방콕 국립박물관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배우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2019.11.4 연합뉴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식당에서 지인과 모임을 하면서 벚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라면서 “이른바 공공장소에서 꽃 구경을 하거나 도쿄도가 자제를 요구하는 공원에서의 꽃놀이와 같은 연회를 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원에서 꽃 구경을 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받아들이더라도 단체로 식사 모임을 하는 등의 행위 역시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아키에 여사의 행동에 대한 비판은 계속 되고 있다.
마스크를 쓴 일본 이와테현 가마이시 주민들이 22일 도착한 도쿄올림픽 성화를 카메라에 담느라 열중하고 있다. 오는 26일 일본 내 성화 봉송을 앞두고 9년 전 동일본 대지진 때 많은 피해를 입었던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등 세 현을 찾고 있다.
가마이시 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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