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리용호 외무상과 회담 “비핵화, 단계적 해결 필요”
러 외무 “(북미회담) 최후통첩위한 것 아니길”…‘걱정해 주시나’
러시아 외무부는 30일 언론 보도문에서 “3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의 공식 북한 방문이 이루어진다”면서 “양국 외무수장 간 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회담에선 양자 관계 현안에 대한 논의와 한반도 주변 정세 및 다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학술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남북한과 북미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예고된 회담(북미회담)이 최후통첩을 위한 것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라브로프 장관이 지난 14일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 중 리시버를 매만지며 질문 청취를 준비하는 모습. 모스크바 AP=연합뉴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31일 평양에 도착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 후 이같이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2004년부터 외무장관직을 맡은 라브로프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9년 만에 북한을 찾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제제와 관련해 분명히 할 게 있다면,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때 제재가 풀려야 그것이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고 우리는 믿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이것을 풀어가는 방법은 협상의 기술에 달렸지만, 한 번의 조치로 해결될 수는 없다”며 “비핵화를 확실히 하려면 몇 단계가 있어야 하며, 이들 각각의 국면에서 교섭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라브로브 장관은 또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하게 되면 미국이 이란 핵 협상에서 탈퇴한 것을 참작해 자신들의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지난 시대의 역사를 알고 있는 만큼 미국의 이란 핵협상 탈퇴는 북한의 협상에 임하는 태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브로프는 남북 및 북미 간 정상회담 개최에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이러한 한반도의 화해 작업들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에 발맞춰 러시아와 북한이 무역과 경제 관계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지난 3월 양국 정부 위원회 간 무역과 경제 협력을 위한 회담, 그리고 그 다음달 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중 이뤄진 합의사항들의 이행에 관해 상세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외무장관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은 북미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속내를 타진하고 향후 한반도 정세변화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30일 라브로프 장관이 31일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며 “(리 외무상과의) 회담에선 양자 관계 현안에 대한 논의와 한반도 주변 정세 및 다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은 지난 4월 중순 리 외무상의 모스크바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도 띠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 일정은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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