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비아모델 전혀 아냐…김정은에 기꺼이 많은 안전보장”

트럼프 “리비아모델 전혀 아냐…김정은에 기꺼이 많은 안전보장”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18 09:15
수정 2018-05-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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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합의하면 김정은 ‘매우 매우 매우’ 행복해질 것”비핵화 방식 놓고 강경 모드 돌변한 ‘김정은 달래기’ 시도한반도 냉기류 해소·북미정상회담 물살 탈지 주목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강경 모드로 급선회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이 반발하는 비핵화 방식인 ‘리비아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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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특히 산업화에 성공한 ‘한국모델’을 언급하며 비핵화 합의시 강력하게 김정은 체제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하고 북한의 경제적 번영을 지원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태도 돌변으로 난항 조짐을 보이던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리비아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초토화했다(decimated). 카다피를 지키는 합의가 없었다. 우리는 ‘오, 우리가 당신을 보호하겠다. 우리가 군사력을 제공하겠다. 이들 모든 것을 주겠다’고 카다피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가서 그를 학살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라크에서도 같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또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의해) 언급된 리비아모델은 (북한과는) 매우 다른 모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선 핵폐기, 후 보상·관계정상화’를 골자로 한 리비아모델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이 수용을 거부한 비핵화 방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카다피 모델은 완전 초토화였다”고 전제하고 “만약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그(리비아)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만약 합의한다면 김정은은 매우 매우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은은 그의 나라에 남아 나라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매우 잘살게 될 것이다. 북한인들은 엄청나게 근면하다”며 북미 간 완전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질 경우 김정은 정권이 존속하고 북한이 번영을 이루게 될 것을 공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보면, 그들의 산업이나 그들의 성취라는 면에서 정말 ‘한국 모델’ 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한국인들은 근면하고 놀라운 민족”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북한 비핵화의 궁극적 모델 국가가 비핵화 후 결국 정권이 전복된 리비아가 아니라, 전후 폐허를 딛고 경제번영과 민주주의를 성취한 한국이며 이를 위해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기꺼이 할 것이다. 우리는 기꺼이 많은 것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김정은)도 기꺼이 많은 것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하게 될 회담과 거기서 도출될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좋은 관계를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매우 강력한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합의할 경우 정권의 체제 안전을 강력히 보장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과 김정은 체제 보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리비아뿐 아니라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을 차례로 거론하며, 이들 국가는 미국과 어떠한 합의도, 체제 보장 약속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토화됐다며 우회적으로 북한에 경고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모델 배제 및 체제 보장 발언은 북한이 16∼17일 양일간 비핵화 방식 등에 강하게 반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암시하자 직접 ‘김 위원장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주장 등에 대해서는 “북측한테서 들은 게 없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도 없다”면서 “바뀐 게 있다면 그것도 좋다. 없다면 우리는 매우 성공적 회담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며 “그 회담이 열린다면 열리는 것이고,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다. 열린다면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북한의 강경 모드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정말 모른다. 속는 셈 치고 믿어주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말 그대로 북한과 회담준비에 관해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여러분이 읽는 기사와 실제는 많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미 정상이 만날) 장소에 관해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등 모든 것에 대해서다. 양측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협상해왔다. 하지만 신문을 읽어보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 같다. 아직은 여러분에게 말할 수 없다. 조만간 말하겠다.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되는 향후 주한미군 감축 여부에 관한 질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그(김정은)가 매우 충분한 보호를 받을 것이라는 점을 말하겠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고 밝혔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나는 세상이 평화롭기를 원한다. 그게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라며 “노벨상이나 다른 어떤 상보다도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북한은 세계의 엄청난 지역이다.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지도자와 국민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게 모두 어떻게 해결될지 두고 보자”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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