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돌변에 ‘시진핑 배후론’ 불쑥 꺼내…“김정은에 영향”

트럼프, 北돌변에 ‘시진핑 배후론’ 불쑥 꺼내…“김정은에 영향”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18 09:18
수정 2018-05-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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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난데 없이 중국 2차 방문…그 뒤로 큰 차이 있었다”“2차 무역담판 와중 中에 ‘경고장’…블룸버그 ”中, ‘北과 연대’ 지렛대 활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태도를 돌변한 것을 두고 ‘시진핑 배후론’을 느닷없이 꺼내 들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태도변화가 전형적인 수법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당초 회담을 강력히 희망하며 매우 적극적으로 나섰던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막후 회담을 거치며 태도를 바꿨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태도변화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으로 추정한 시점은 지난 7∼8일(한국시간)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방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북한)이 중국과 만났을 때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김정은은 중국(측)과 두번째 회담을 했다. 그것은 약간 ‘깜짝 회담’이었다”며 2차 방중을 거론했다.

이어 “그들이 시 주석과 두 번째 회담을 한 뒤로 큰 차이가 있었다”며 “그렇긴 하지만 무슨 일이든 일어나면 일어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아주 좋은 상태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거래를 하려면 양쪽 상대가 모두 원해야 한다. 그(김정은)는 틀림없이 거래를 원했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해 “어쩌면 그는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는 중국과 이야기를 나눴다. 맞을 것이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자신과 ‘빅딜’을 원했던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고 나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지켜보자”라면서 “여러분도 기억할 텐데 몇 주 전에 난데없이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다시 인사를 하기 위해 두 번째로 중국을 방문했다”며 “나는 그들이 주로 미국에 의해 지불된 항공모함의 시험운항 행사에 참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것은 시진핑 배후론이 류허(劉鶴) 부총리 등 중국 무역대표단이 워싱턴 DC를 방문, 2차 무역 담판을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는 점이다. 중국이 북미 간 협상 국면에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미국과의 무역 전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건 합의를 하는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전에 없이 미국과 심각한 무역 분쟁을 겪는 점을 언급한 뒤 “그가 김정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 말은 중국의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발언 중간중간에 대중 무역 적자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거래를 하려면 양쪽 상대가 모두 원해야 한다. 그(김정은)는 틀림없이 거래를 원했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해 “어쩌면 그는 (지금은)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는 중국과 이야기를 나눴다. 맞을 것이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또한 “내 친구인 시 주석은 매우 훌륭한 사람이지만, 그는 중국을 대변하고 나는 미국을 대변한다. 그게 돌아가는 이치이다”라며 “나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 의심을 가진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는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갑자기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놓으며 태도를 바꾼 것과 관련해 중국이 뒤에서 꼬드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북한과, 대미 무역협상에서 북한과의 긴밀한 연대를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점점 맞아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실제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금주 들어 강경 태도로 돌변한 것을 두고 ‘중국 변수’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시각이 고개를 든 바 있다. 그 연장 선상에서 김 위원장이 2차 방중 당시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의 제거를 비핵화 조건으로 제시한 것과 맞물려 중국 측이 북한 측에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라는 조언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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