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정면돌파… 트위터에 올려
장남 “러와 만남 시간 낭비였다”美언론 “러 정부와 결탁한 증거”
트럼프는 “투명성에 갈채” 옹호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에 연루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개한 러시아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 전문.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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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푸틴의 꼭두각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시위자들이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하며 “저항하라”고 쓴 피켓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희화화한 조형물에는 ‘푸틴의 꼭두각시’라는 푯말이 걸려 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워싱턴 AFP 연합뉴스
트럼프 주니어는 이메일로 골드스톤에게 “그 말이 맞는다면 후일 여름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면서 “다음주에 내가 돌아와서 전화로 먼저 얘기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또 러시아 변호사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날 정확한 약속 시간을 잡으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6월 9일 골드스톤이 정보를 제공할 사람으로 지목한 러시아 여성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메일을 공개하며 낸 성명에서 “그들이 클린턴에 대해 가진 정보가 ‘정치적 스캔들에 대한 정보’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 여자(베셀니츠카야)는 제공할 정보가 없었으며 그날 회동은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과 미 언론은 트럼프 주니어가 자신이 원하던 정보를 얻었는지와 관계없이 대선 후보 경쟁자였던 클린턴에게 해를 입히겠다는 목적으로 러시아 측 인사를 만났다는 점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 직접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유도했다고 비난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지휘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게 ‘스모킹건’을 건넸다”면서 “그의 이메일은 트럼프 대선 캠프가 러시아 정부와 결탁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법적인 ‘게임 체인저’(국면을 바꾸는 결정적 요소)”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장남의 이메일 공개에 성명을 내고 “투명성에 갈채를 보낸다”면서 “내 아들은 수준 높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남을 아버지에게 알렸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 만남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말할 게 없었다”면서 “그야말로 낭비한 부끄러운 20분이었다”고 답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07-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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