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16일 전격적으로 폭파했다. 이날 폭파 직전까지도 군 관측장비에 멀쩡한 모습으로 포착됐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빨강색 원안)는 폭파 후 연기에 휩싸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됐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 제공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미국이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동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서면 질의에 “미국은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북한에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남북 관계에서는 동맹인 한국 정부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폭파 자체를 문제 삼았다기보다 향후 추가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에 무게가 실렸다는 인상도 있다.
앞서 미 국무부는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 위협 등 최근 행보에 대해 “실망했다”, “도발을 피하고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 등의 표현으로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이날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북한이 개성 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 측은 이 사안과 관련된 질의에 “우리는 그 보도들을 알고 있다”면서도 언급할 것이 없다며 국무부에 문의하라는 입장을 밝혀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최근 남측을 대대적으로 비난하며 적대적 관계로 돌아가는 행보를 보이는 북한이 사실은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져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한 시위를 에둘러 한국을 통해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전역의 흑인사망 시위 과정에서 분출한 경찰개혁 요구에 대응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20.6.17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7일 오전 6시) 현재까지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올린 트윗은 미국의 5월 소매판매에 대한 자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건이 미국 내 여론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 하에 공개적 메시지를 내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에 열린 경찰개혁 행정명령 서명 관련 행사에서는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갖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