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연계단체 말리 호텔서 유혈 인질극…시신 27구 발견

알카에다 연계단체 말리 호텔서 유혈 인질극…시신 27구 발견

입력 2015-11-21 02:12
수정 2015-11-2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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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호텔 투숙객·직원등 170명 억류 12시간만에 상황종료…무장괴한 2명 사살돼”쿠란 구절 암송하는 인질은 풀어줘”…말리특수부대·미군·프랑스군 진압 동참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무라비툰 “우리 소행” 주장

서아프리카 말리 수도의 고급호텔에 20일(현지시간)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난입해 외국인 투숙객과 호텔 직원 등을 억류하고 인질극을 벌이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말리 특수부대는 미군, 프랑스군과 함께 호텔 진입 작전을 펼쳐 무장 괴한 2명을 사살했으며 말리군은 “더는 인질이 없다. 인질 사태는 종료됐다”고 밝혔다.

괴한들의 호텔 습격으로 프랑스인 1명과 벨기에인 1명, 말리인 2명 등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내부의 2개 층에서는 27구가 발견됐으나 이들의 국적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 이슬람 무장단체, 말리 수도서 5성급 호텔 습격 후 인질극

알자지라 방송과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무장 괴한들이 차량을 타고 수도 바마코 도심에 있는 5성급 호텔인 래디슨블루 호텔을 습격했다.

호텔 관계자는 “여러 명의 무장한 남성들이 호텔에 도착한 직후 호텔 앞 모든 경비원에게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 이 공격에 경비원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괴한들은 이 호텔에 자동 소총을 쏘면서 진입했으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

한 보안 소식통은 “남성들이 외교 번호판을 단 차량을 몰고 호텔에 들어온 뒤 4층으로 올라갔다”고 말했으며 다른 한 보안 관계자는 “이 호텔의 7층에서 일이 벌어졌다”며 “지하디스트들이 복도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유엔 관계자는 “말리 국적자 2명과 프랑스 국적자 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벨기에 정부는 자국민 1명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래디슨블루 호텔을 소유한 레지도르 호텔그룹은 무장 괴한이 호텔에 들이닥친 이후 투숙객 140명과 직원 30명이 인질로 붙잡혔다고 밝혔다.

이 호텔은 말리 주재 외교관들이 다수 머무는 단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며 ‘에어프랑스’ 직원을 포함해 서방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숙소로 알려졌다.

◇ 인질 사태 일단락…“인질 더는 없고 시신 27구 발견돼”

말리 특수부대가 호텔 진입 작전을 펼친 끝에 인질 사태는 12시간여만에 일단락됐다.

말리 군인과 경찰은 전체 190개 객실을 보유한 이 호텔 주변을 봉쇄했다가 진입 작전을 펼쳤다. 미군과 프랑스군도 이번 호텔 진입 작전에 동참했다.

말리 특수부대 등은 인질극이 벌어지고 나서 호텔 내부로 들어가 객실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투숙객들을 바깥으로 유도했다.

말리군 관계자는 작전 전개 후 “호텔 내부에 더는 인질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인질극을 벌인 괴한 2명은 말리군과 수시간째 대치한 끝에 사살됐다.

유엔 관계자는 “호텔 로비에서 시신 12구, 2층에서 시신 15구가 각각 발견됐으며 수색 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괴한이 애초 억류한 인질 170명 중에 수십명이 먼저 풀려나고 나서 나머지 다수는 말리군 작전 후 나중에 추가로 석방됐다.

괴한은 인질 중 일부에게 이슬람 경전인 쿠란 구절을 암송하게 한 뒤 이를 실행에 옮긴 이들을 풀어줬다고 외신은 전했다.

각국 정부는 자국민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인도 외교부는 인질 중에 20명이 자국민이라고 밝히면서 이들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이 호텔에 머물던 에어프랑스 직원 12명 모두 안전한 상태라고 확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현지 중국대사관을 인용해 약 10명의 중국인이 인질로 잡혔었다면서도 인명 피해는 보도하지 않았다.

터키 언론도 터키항공 소속 승무원 6명이 호텔 내 억류돼 있다가 이중 3~5명이 풀려났다고 전했다.

◇ 알카에다 연계 알무라비툰 “우리 소행” 주장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무라비툰은 이번 말리 호텔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알무라비툰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조직이 말리의 래디슨 블루 호텔 공격의 배후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단체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유목 부족인 투아레그족과 아랍인들로 구성된 알무라비툰은 말리 북부와 알제리 남부의 국경 지대에서 활동해 왔으며 잔인한 행각으로 북아프리카에서 악명을 떨친 단체다.

말리에서는 지난 3월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바마코의 한 음식점이 이슬람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고, 서북부 세바레 지역에서도 지난 8월 무장 괴한들이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9명이 숨진 바 있다.

프랑스는 말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대하자 2013년 말리 정부군을 지원하고자 군대를 파견하는 등 말리에 군사적 지원을 해 왔다.

말리에는 현재 프랑스군 병력 1천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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