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근혜 정부의 외교, 위기에서 기회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의 외교, 위기에서 기회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입력 2013-02-26 00:00
수정 2013-02-2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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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국민들의 기대 속에서 행복시대를 선언한 박근혜 정부가 어제 출범했다. 박근혜 정부가 직면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와 도전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사명이자 모든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는 남북한 관계에는 신뢰 프로세스 구축을, 동북아에서는 화해와 협력 관계를, 그리고 국제사회에서는 기여하는 외교를 대외 정책기조로 설정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당당하며 국익을 증진하는 외교’를 펼치기 위한 정책적인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북핵 불용’을 실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과의 관계를 보면 양자가 정면으로 달려드는 ‘치킨 게임’의 양상이었는데, 항상 충돌을 회피하는 것은 한국이었다. 그 결과, 북한이 의도하는 대로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였을 경우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를 실현하는 길이다. 자칫 신뢰 프로세스를 북한에 대한 ‘지원 정책’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신뢰 프로세스는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남북한의 신뢰를 형성할 수 없다는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이 점에서 단기적으로 박근혜 정부는 군사력에 대한 투자와 선택을 대폭 늘려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주변국에는 한국의 ‘북핵 불용’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의 강력한 의지 표명과 이행은 주변국을 설득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북핵 불용’ 원칙에 대한 주변국과의 공감대를 확보하고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둘째, 미·중 갈등을 완화하도록 하는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시아 안보 불안정의 중심에는 미·중 갈등이 있다. 북한의 도발에는 중국의 ‘북한 껴안기’가 있으며,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갈등에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있다. 결국 미·중관계가 나빠지면, 북한 비핵화와 동북아의 협력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미국과 중국이 담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한반도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중이 ‘북핵 불용’이 아니라 북핵을 인정하는 ‘핵 비확산’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도 박근혜 정부는 북한 핵문제 등 당면 외교 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와 대안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국제사회에 표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을 성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안 해결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다자협력 강화와 확대에 한국이 주도적인 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이미 제도화되고 정례화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안보 협력의 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한·미·중 전략포럼도 적극적으로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한·일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적인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다케시마의 날’로 시작되는 한·일관계의 경색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풀어야 할 외교적인 난제임에 틀림없다. 대일 정책은 향후 5년 한국의 대외전략 속에서 일본의 전략적 가치 평가와 함께 동북아 질서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근혜 정부의 대일정책은 양국 간 현안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지역·세계 질서의 구축·유지라는 다자적 관점에서 한·일 양국의 상호 전략적 가치를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대일 정책의 방향은 일본과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중견국 외교를 추진하는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적인 틀 속에서 지속적인 교섭을 해야 하며, 일본과의 인식 공유를 위한 정책 네트워크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2013-02-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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