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서울은 1000만 도시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인구는 주민등록 기준으로 2012년 1019만 5318명에서 2016년 992만 8372명을 기록하며 처음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그 뒤로도 하향세를 이어 가 지난해엔 942만 8372명으로 줄었다. 최근 10년간 17개 지자체 인구증감률에서도 서울은 -7.5%로 감소 1위 지자체다. 이어 부산(-6.2%), 대구(-5.7%) 순이다. 반면 경기도와 인천은 같은 기간 인구가 각각 12.4%와 4.3% 늘었다. 비수도권 위기와 동전의 앞뒤 관계인 수도권 집중의 실상은 서울 집중이 아닌 경기도나 인천으로의 집중인 셈이다.
서울 인구 감소 요인으로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민들의 ‘탈서울’ 등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무엇보다 집값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일자리가 있는 서울에서 경제활동은 하되 내 집 마련이 힘든 서울이 아닌 경기나 인천 등지에서 살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가구의 주택 소유율을 보면 서울은 47.9%로 17개 지자체 중 가장 낮다.
서울은 내 집 마련도 힘들고 장마철 물난리 걱정에 인구도 줄지만 여전히 블랙홀이다.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야심차게 지역균형을 추구하나 역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화가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 인구 감소가 자발적 선택의 결과인지, 주거비 부담에 따른 비자발적 요인 때문인지는 따져 봐야 겠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지방에서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면 균형발전의 시초가 되지 않을까 싶다.
2023-07-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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