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생의 관점에선 다르다. 이기고도 지는 사람, 패하고도 승리하는 사람이 있다. 이를테면 실수했을 때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승자이고,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은 패자다. 승자는 어린아이에게도 사과하지만 패자는 노인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못한다. 승자는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고, 패자는 말로 행동을 변명한다. 유대 경전에 나오는 승자와 패자의 차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 간, 후보 간 희비가 갈렸다. 하지만 혐오와 적대로 얼룩진 최악의 선거란 점에서 여야 모두 패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민을 위한 정책 경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다.
2024-04-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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