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늙은 소 우화/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늙은 소 우화/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24-02-07 01:01
업데이트 2024-02-0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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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 물고기인 피라냐가 가득한 강을 소떼와 함께 건너는 방법을 어느 프랑스 영화가 가르쳐 준다. 강 하류로 늙은 소를 건너게 해 피라냐가 이 늙은 소에게 몰려들게 한 다음 나머지 소들이 상류에서 안전하게 건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영화 중의 스페인 형사가 의미심장하게 들려주는 얘기다. 한데 스페인에 남미 아마존강의 피라냐가 있을 리 없을 터. 아마도 이 우화는 스페인이 남미를 침략했던 시절 이후 구전처럼 전해져 온 얘기가 아닌가 싶다.

피라냐의 미끼인 늙은 소 처지에선 그 이상 잔혹한 얘기가 없다. 대를 위해 늙은 소가 희생한다고 미화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인간 세계에서도 ‘늙은 소 우화’는 있다. 총선을 앞두고 별의별 일들이 벌어진다. 정치인들이 입방정을 가장 많이 떠는 소재가 노인 비하다. ‘6070은 집에서 쉬시라’, ‘남은 수명만큼 투표권 줘야 한다’는 것들이다. 60세 이상 유권자 숫자가 20·30대 유권자를 앞질렀다. ‘늙은 소’를 잘못 다뤘다 큰코다치는 일 없기를.
황성기 논설위원
2024-02-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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