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경동시장 역사는 60년이 넘었다. 1960년 6월 농산물 도소매업을 시작으로 국내 최대 인삼 시장, 한약재 전문시장으로 명성을 넓혀 왔다. 지난달부터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확 늘었다고 한다. 시장 안 폐관 극장인 경동극장을 개조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의 유인 효과다.
호기심에 지난 금요일 오후 시장 나들이에 나섰다. 일부러 주말을 피했는데도 200석 자리가 이미 꽉 차 앉을 데가 없었다. 극장 객석을 활용한 계단식 테이블 등 독특한 인테리어가 한약재와 커피향의 묘한 조화만큼이나 낯설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통과 현대가 단절되지 않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 우리가 꿈꿔 온 시장의 오래된 미래가 아닐는지.
2023-02-01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