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충남 천안시 입장면은 경기 안성시와 붙어 있다. 안성성당에 안토니오 콩베르(1875~1950) 신부가 포도나무 두 그루를 심은 것이 지역 포도 역사의 시초라 한다. 믿거나 말거나 천주교는 ‘한 손에 성경, 한 손에 성찬 의식에 필요한 포도나무’를 들고 해외 선교에 나섰다는 것이다.
입장면은 1912년 행정구역 개편 당시 경기 안성군에서 충남 천안군에 편입됐다. 그러니 입장 포도의 역사와 안성 포도의 역사는 다르지 않다. 두 고장이 함께 포도축제를 벌인다면 볼거리도 생각거리도 훨씬 더 많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포도를 맛있게 먹고 있으니 길이 막혀도 지루하지 않았다.
2022-08-29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