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물론 잃어버린 개수를 물어본 라디오 진행자도, 이를 알려 주는 청취자도 그 숫자가 정확하리라 믿지는 않았을 터. 그저 일상에서 깜빡하고 잃어버린 우산을 통해 잊고 있었던 일들을 추억해 보자는 의도였을 것이다. 방송을 듣는 많은 사람들이 잠시나마 잃어버린 우산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보며 작은 미소를 머금었을 법했다.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우산은 더할 나위 없이 요긴하지만, 평소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처박아 둔다. 그렇지만 막상 잃어버렸다면 아쉬운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 게 어디 우산뿐이겠는가. 훨씬 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며 살고 있지만,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지도….
2022-07-01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