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걸어서 취임’했다.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 앞에서 차에서 내려 180m를 걸어 연단까지 이동했다. 걸어서 취임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이라고 한다. 대낮에 무지개까지 떠서 얘깃거리를 보탠 모양이다. 전날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걸어서 퇴임을 했다. 여느 직장인들처럼 ‘6시 땡’을 기다려 청와대 본관을 걸어서 나왔다. 우연인지, 표절인지 전현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과 첫 출근의 콘셉트가 ‘걷기’로 같다. 걷기는 ‘국민 속으로’를 의미한다.
나라가 평온했으면 이런 소소한 경쟁을 지켜보는 것조차 큰 즐거움이었을 게다. 사저로 간 대통령이든, 관저로 간 대통령이든 걸으면서 맞잡았던 ‘손’의 열기를 오래오래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 손에 담긴 ‘서로 화합하고 먹고살기 좋은 나라’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2022-05-11 31면